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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 포스코가 사는 법[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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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현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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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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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박경훈, 이흥실...80년대 초중반 초등학생이던 기자에게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당시 축구판을 주름잡던 이들 스타 선수들의 이름으로 기억됐다. 포항제철이 뭘 하는 기업인지는 알 필요가 없었다. 그냥 좋아하는 축구팀, 또는 상대팀으로, 스포츠 좀 본다는 아이들의 입에 늘상 오르내렸다. 1973년 실업축구단을 창단한 포항제철은 83년 프로축구리그가 시작되자 첫해 실업팀 신분으로 참가했고, 이듬해 정식 프로축구단을 창단해 한국 프로축구가 초기 정착하는데 기여했다.

포스코에 대한 다음 기억은 2000년 민영화와 함께 시작된 기업 광고들이다. 다른 기업 광고들이 자신들의 강점, 제품, 이름 등을 짧은 시간에 부각시키는데 집중하는 사이 포스코는 친근하고 따뜻하고 겸손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전력했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는 슬로건이 대표적이다. 철이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과 함께,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10년 이상 꾸준히 이어진 이런 '착한 광고'들은 강하고 딱딱한 이미지의 포스코를 친근한 기업으로 바꿔놨다.

'진짜 포스코'를 알게 된 건 2008년 쯤 담당 기자로 포스코를 취재하면서다. 당시에도 세계 최고 였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한국 조선사들이 만든 선박, 현대차의 자동차, 두산 등의 건설 및 기계 장비, 아파트와 건물들을 지탱하는 철근들, 가전제품과 일상용품까지, 포스코의 철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게 대한민국 경제였다. 창립 5년 만인 1973년 6월9일 포항 1고로의 쇳물을 시작으로 포항 제철소 건설기(~1981), 광양제철소 건설기(~1992), 2000년 민영화와 2002년 포스코로의 사면 변경을 거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일류 기업의 경쟁력을 다졌다.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은 지난해 포스코를 세계 주요 철강기업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선정했다. 2010년부터 12년 연속 1위다.

봄날만 있었던 건 아니다. 대표적인 장치 산업으로 경기 사이클 영향을 크게 받는 철강 산업의 특성상 수차례의 공급 과잉 위기를 넘겨야 했다. 중국의 국가적인 철강 산업 육성은 불황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정부가 바뀔 때 마다 찾아오는 경영진 교체 등 정치 바람은 또다른 위협이었다. 국회는 국정감사 때마다 주요 경영진을 불러 호통쳤다. 깨지고 구르고 다시 일어섰다. 그렇게 지금의 포스코가 됐다.

지난달 28일 포스코는 임시 주총을 열어 자사의 물적분할 안건을 가결했다.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로 분리하는 내용이다. 1968년 4월 창립 이후 54년 만의 일이다. 신설법인 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가치 훼손을 우려한 소액주주들의 불만, 지주사 본사의 서울 입지에 반대하는 포항 지역사회의 극심한 반발에도 밀어붙였다.

그만큼 포스코 앞에 놓인 도전이 거세다.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탄소중립 흐름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철강업을 핵심으로 하는 포스코로서는 당장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1%를 포스코 한 기업이 차지했다.

고로 가동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를 촉매제로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동시에 이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워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덩치 큰 포스코가 본업과 신사업, 시너지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기엔 효율적이지 않다. 지주사가 컨트롤타워가 돼 모든 계열사들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발빠른 투자로 외부와의 협업 기회도 넓힌다는 복안이다.

탄소중립 시대에 철강기업이 사는 법. 분명 어려운 과제지만 불가능한 것으로만 보지 않는 건 포스코의 50여년 세월을 믿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고 사회와 소통하면서 쌓아온 포스코의 내공이 또한번 성공 신화를 만들길 기대한다.
탄소중립 시대, 포스코가 사는 법[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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