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 오히려 종식 신호탄? 카이스트가 내놓은 연구결과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황에서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위중증 비율은 낮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 사진제공=카이스트(KAIST)

오미크론 변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률이 80% 이상을 넘어가는 상황에선 오미크론처럼 전파율이 높아도 위중증 전환 비율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확진자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해도 이미 형성된 면역으로 위중증 비율은 낮아져 코로나19가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미크론 파고가 오히려 코로나19 종식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KAIST)는 지난 11일 연구 논문 사전공개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수와 신의철 기초과학연구원(IBS)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노지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4억명을 넘어섰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오미크론 우세종화로 확산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전파율과 위중증 비율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수학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으로 형성된 중화항체와 T세포(인체 면역 세포 중 하나) 면역 반응을 고려해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처럼 1·2차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80% 이상일 경우,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져도 위중증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이는 앞으로 코로나19 토착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며 전면적인 방역 완화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방역 정책을 전환할 때는 위중증 환자를 수용할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 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지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을 두려워만 해선 안 된다"면서 "과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방역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도 과도한 공포보단 마스크 쓰기 등 개인 위생 준수를 통한 단계적 일상 회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