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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만달로리안’, '스타워즈' 전혀 몰라도 문제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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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림(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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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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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흥미진진한 스페이스 오페라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최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서사를 과연 신규 고객(?)이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타워즈 세계관에 비하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저 조금 높은 담장에 지나지 않는다. 1977년부터 2022년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서사이니 스타워즈 세계관에 막 발을 디딘 ‘스린이’(스타워즈+어린이의 합성어)에겐 ‘통곡의 벽’이 따로 없다.


앞길이 막막해질 때는 그저 직감에 따르는 게 현명하다. 디즈니 플러스의 ‘더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 세계관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지만 사전 지식이 없이 봐도 충분히 흥미로운 드라마다. 미국에서 만들고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임에도 곳곳에 숨은 한국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


’은 시작부터 굉장히 익숙한 장면을 연출한다. 철갑옷을 두르고 어느 술집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은 당연하다는 듯이 다른 테이블의 외계인과 시비가 붙고 만다. 누구나 예상하듯 눈 깜짝할 사이에 무뢰배들을 쓰러뜨린 그는 그들에게 괴롭힘 당하던 수배자를 포획하고 쿨하게 자기 갈 길을 떠난다. 왜 이 작품이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인 동시에 스페이스 웨스턴, 즉 서부극의 다른 분파임을 주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베스카 금속으로 만들어진 헬멧과 갑옷을 상시 착용하는 탓에 감정을 전혀 읽어낼 수 없는 주인공이 변화하는 과정이다. 어린 시절 제국군의 손에 부모님을 잃고 만달로어인의 계율을 지키고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험한 일을 하면서 더욱 감정을 숨기게 된 주인공의 변화는 오로지 상황과 대사를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이후 딘 자린은 만달로어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베스카 금속을 대가로 의문의 의뢰를 받게 된다. 척박하기 그지없는 행성까지 직접 방문해 드로이드와 갈등을 빚어가며 찾아낸 것은 루크 스카이워커의 스승이었던 요다와 꼭 닮은 아기.


이 때부터 ‘더 만달로리안’의 서사가 급변하기 시작한다. 의뢰를 받고 무감각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일을 해 온 딘 자린이 일종의 탈선을 시작하는 것이다. 현상금 사냥꾼 길드에서 추격을 받고 베이비 요다(훗날 그로구라는 이름이 붙는다)를 노리는 여러 세력들의 위협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딘 자린의 탈선은 그가 만달로어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행동이다. 만달로어인들은 숨어있음으로써 생존할 수 있었다며 헬멧을 결코 벗으려 하지 않는다. 또 자의가 아닌 타인에게 헬멧이 벗겨지는 것을 극도의 수치로 여긴다. 그리고 이들은 이런 답답한 규칙들을 ‘이것이 길이다(This is the Way)’라는 문장을 직접 뱉으며 새기고 또 새긴다.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만달로어인들의 주된 특징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상금 사냥꾼이나 전투 용병 일을 하는 종족임에도 오히려 금욕적인 수도승이나 성직자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가장 만달로어인 같은 딘 자린이 베이비 요다를 위해 감행하는 일탈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딘 자린은 베이비 요다를 구해낸 후 벽지의 행성으로 가 아주 잠깐이나마 평온한 일상을 맛본다. 평화롭고 안락한 소규모 공동체에서도 그는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만달로어인의 계율을 어기지 않는다, 동료 카라 듄의 “여기서 눌러앉는 건 어때”라는 권유에도 베이비 요다만을 남겨두고 다시 싸움의 세계로 나아가려 한다.


딘 자린의 이런 행보는 우리가 흔히 보아온 여러 영화에서 줄기차게 사용되어 온 전개다. 위험하고 거친 삶을 살아온 남자가 순수한 동심과 만나 어느새 그들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들. ‘레옹’이 그랬고 ‘키쿠지로의 여름’도 그랬다. 하지만 ‘더 만달로리안’은 우주선, 광선총, 스타워즈 세계관 속 여러 외계 종족들을 사용해 이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에 더해 베이비 요다는 기대 이상으로 깜찍하다, 큰 귀와 초록색 피부로 인해 불쾌한 골짜기가 형성될 것 같지만 ‘아기는 언제나 귀엽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특히 베이비 요다는 스타워즈 세계관을 관통하는 주요 능력인 강력한 포스의 소유자다. 이 능력 때문에 은하제국 잔당인 모프 기디언에게 노려졌고 끝없는 싸움의 현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베이비 요다와 제다이 기사단의 연관성을 떠오르게 하며 극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즉, 이쯤 되면 시청자들도 만달로어인 딘 자린의 센 팔자에 베이비 요다가 말려든 것이 아니라 베이비 요다의 운명이라는 커다란 파도에 딘 자린이 휩쓸린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 파도에 휩쓸린 덕에 드로이드를 기피하던 딘 자린이 마음을 열고 헬멧을 맡겼고 뒤를 맡길 수 있는 동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딘 자린은 만달로어인의 계율에 따라 파운들링(고아를 의미하는 말)인 베이비 요다의 아버지이자 공식적인 보호자가 된다. 오로지 의뢰밖에 모르던 만달로어인이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제 이야기는 베이비 요다를 그들과 같은 종족으로 추정되는 제다이(사실 이들은 기사단이지 종족이 아니다)의 품에 안기기 위한 여정으로 돌입한다. 시즌2는 베이비 요다를 위해 제다이를 찾아 나서는 딘 자린의 본격적인 여행기를 담고 있다.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더 만달로리안', 사진제공=디즈니+


‘더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 세계관 내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보바 펫의 종족(?) 만달로어인을 조명한 것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헬멧으로 얼굴을 꽁꽁 감추는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설정은 우리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봐온 ‘고독한 늑대’ 캐릭터가 극한에 다다른 듯한 모습이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위안받을 곳은 베이비 요다가 보여주는 극강의 귀여움뿐이다.


이런 여러 매력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더 만달로리안’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까닭은 아마 이 작품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라서가 아니라 분명 장대한 서사를 가진 ‘스타워즈’의 한 갈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맹세코 ‘더 만달로리안’을 보기 위해 1977년작 ‘스타워즈’부터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까지 봐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런 시간 낭비를 하기보다 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더 만달로리안’을 시청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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