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RV 초인기...2월 세단 1대 팔릴 때 RV 1.5대 팔렸다

(고양=뉴스1) 구윤성 기자 =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기아 부스를 찾은 참관객들이 시판을 앞둔 'EV6 GT'를 살펴보고 있다. 2021.11.25/뉴스1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RV(레저용 차량) 판매 호조가 국내 완성차 회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친환경차에서도 RV의 인기가 돋보이는데, 당분간 이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2월 RV 국내판매량은 각각 1만6127대, 2만447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세단은 각각 1만2389대, 1만2686대가 판매됐다. RV차량의 판매가 세단 판매량의 약 1.5배에 달한다.


다른 완성차업체들의 상황은 더 극적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2월 국내에서 3718대를 팔았는데, QM6가 2142대, XM3가 1062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쌍용차 역시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3846대인데, 렉스턴 스포츠&칸이 약 2600대 판매됐다.

코로나 타고 RV인기 폭증...자동차 업체도 선호RV의 인기는 2018부터 이어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 총 149만4070대 중 RV는 80만8639대로 집계됐다. 2016년 38.5%에 불과했던 RV 판매 비중은 2017년 39.9%, 2018년 43.1%, 2019년 46.2%, 2020년 40%로 상승세를 타다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국내 레저 수요가 늘면서 여유로운 공간을 갖춘 RV 판매가 극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한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승차감이 상당히 개선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인데, 예컨데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 78만7702대 중 RV가 50만9907대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SUV를 비롯 RV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도 RV가 인기다. 기아차의 2월 친환경차 판매량은 1만4273대인데, 이중 RV로 분류되는 니로, 쏘울, EV6,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대도 아이오닉5가 인기를 얻으며 친환경 RV 차량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RV의 판매 증가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반기는 일이다. RV은 동급 세단 대비 판매가가 높아 상대적으로 이익이 더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RV 판매를 넓히기 위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RV를 출시해왔다.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가 RV차량인 것도 상징적이다.

상반기 쏟아지는 대형 RV...가장 인기있는 차종은?RV차량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대형 RV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지엠은 대형 SUV 타호에 대해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타호는 쉐보레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로 전장이 5352mm에 달한다. 기아는 모하비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고 현대차는 펠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도 가세했다. 포드코리아는 전날 '뉴 포드 브롱코'를 출시했다. 뉴 포드 브롱코는 넓은 트랙과 높은 지상고, 짧은 전후면 돌출부 등 아웃도어 주행에 최적화된 견고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뉴 포드 브롱코의 전장은 4838mm이다. 링컨코리아는 풀사이즈 대형 SUV인 '2022년형 네비게이터'를 올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고, 랜드로버코리아도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SUV '올 뉴 레인지로버'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진정되고 나서도 승차감과 공간을 모두 잡은 RV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업체간 경쟁 역시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