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 반도체株에 악재라는데…증권가 어떻게 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도체주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국내에는 영향이 제한될 전망이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도체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네온·크립톤·제논 등 희귀 가스에 대한 공급망 우려가 커졌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에는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 나오고 있다.

우선 국내 반도체 업체의 희귀 가스 재고가 3개월분 안팎으로 추정돼 당장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77,400원 ▼2,200 -2.76%)와 SK하이닉스 (173,000원 ▼9,300 -5.10%)는 희귀 가스에 대한 충분한 안전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전쟁 이슈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생산 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네온에 대해 "업계에 확인한 결과 국내 반도체 업체별로 재고가 비교적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POSCO (386,500원 ▼3,500 -0.90%)에 의해 국산화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희귀 가스의 가격이 상승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역시 희귀 가스 공급선 다변화와 생산 공정에서 희귀 가스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 등으로 피해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크림반도) 침공 당시 네온 가격이 10배 넘게 오르자 업계는 연구를 진행해 사용량의 25~50% 가까이를 줄인 바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네온을 577만달러어치, 크립톤을 4072만달러어치, 제논을 8718만달러어치 수입했다. 희귀 가스의 국가별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네온의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23%, 러시아에서 5.3% 구매했다. 크립톤은 우크라이나에서 30.7%, 러시아에서 17.5% 왔다. 제논은 러시아에서 31.3%, 우크라이나에서 17.8% 사들였다.

아울러 반도체 수출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피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러시아 반도체 수출액은 7400만달러로 전체의 0.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가운데 특히 SK하이닉스를 톱픽(Top pick)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순수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주가 퍼포먼스가 좋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파운드리에서의 긍정적 소식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돼있어 (파운드리 업체의) 추가적 주가 상승 여력은 메모리 업체에 비해 불리하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대비 실적 부진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아닌 휴대폰·디스플레이·가전 부문에서의 강점이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이나 파운드리에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M/S) 상승, 핵심 선단 공정의 주요 고객 채용이 확실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