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러시아와 관계 발전시킬 것.. 한국은 잠재력 큰 파트너"

왕이 외교부장이 양회 기간 중인 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해외망 캡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에 중국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진전 없는 북핵 해결 책임은 미국에 있으며 일본은 행동을 조심하라는 뉘앙스로 경고했다. 한국은 '잠재력 큰 파트너'라며 치켜 세웠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일정의 하나로 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국제 정세가 아무리 위험해도 중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시대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고강도 제재에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중국과 교역량이 늘고 위안화 결제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중국의 위세가 한층 강화되는 것과 맞물려서다.

실제 서방이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세계 3대 카드사가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하자 러시아 은행들이 중국 유니온페이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왕 부장은 "중러 관계 발전은 역사적 논리가 뚜렷하고 내재된 동력 역시 강력하다"며 "두 나라 인민의 우의가 반석 같고 쌍방의 협력전망이 폭넓다"고 강조했다.


미국에는 험담으로 일관했다. 왕 부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회의와 여러 번 대화를 하는 동안 신냉전과 중국 체제 변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면서도 행동은 공중에 붕 떠 있다"며 "중국을 짓누르기 위해 국제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강대국이 할 일이 아닐 뿐더러 신뢰할 수 있는 국가가 할 일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반도 긴장에 관해서도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왕 부장은 "(북한이) 2018년 이후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한 것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맞지 않고 이미 엉망이 된 북.미간 신뢰를 더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회담 직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유예를 선언했다. 그리고 2019년 2월 베트남에서 2차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논의하려 했지만 '노딜'로 끝났다.

왕 부장은 "최근 미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고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데 주목한다"며 "다음 단계는 미국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지, 한반도 문제를 지정학적 전략으로 계속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30년간 한중은 변덕스러운 시련을 겪으면서도 전방위적으로 빠른 발전을 이뤘다"며 "중국과 한국은 라이벌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강점이 상호 보완적이며 잠재력이 큰 파트너라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난로에서 구운 밤을 훔친다(火中取栗)'는 비유를 통해 미국을 위해 헛수고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역사, 대만 등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는 중국과 일본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며 "다자주의가 일방주의, 패권주의를 대체하는 것은 역사적 필연으로, 일본은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남(미국)을 위해 난로에서 구운 밤을 훔치는 짓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