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하루에만 111% 폭등…테슬라 "전기차 가격 올립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 물가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방 제재로 인한 러시아산 원자재 공급 차질에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10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이날 미국에서 판매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와 보급형 롱레인지 세단 모델3 가격을 각각 1000달러(약 123만원)씩 인상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동일한 차종의 가격도 1만위안(약 194만원)씩 올렸다. 테슬라는 지난해 총 12차례 모델3과 모델Y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모델Y의 미국 판매가는 연간 20%가량 올랐고, 모델3 가격은 10.6% 상승했다.


주요 외신은 테슬라의 가격 인상 배경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니켈 가격을 꼽았다. 최근 니켈 가격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제재에 러시아산 니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거란 우려에 폭등했다. 니켈은 대부분의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핵심 성분으로, 러시아가 세계 3위 생산국이다. 러시아 니켈 생산업체 노르니켈은 전 세계 배터리용 니켈의 15~20%를 공급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니켈 가격은 지난 8일 장중 톤(t)당 10만136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일(3만달러)보다 무려 3배가량 비싼 것으로 하루 상승폭만 111%에 달한다. 갑작스런 폭등세에 LME은 1985년 이후 처음으로 니켈 거래를 중단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고, 블룸버그는 LME의 니켈 거래가 11일 이전까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니켈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재로 니켈 (공급량이) 상당 기간 부족할 것"이라며 니켈값 급등으로 전기차 원가가 한 대당 1000달러 내외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시장 분석기관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100KWh 배터리에는 약 145파운드(약 65.77kg)가 필요하다.


로이터는 니켈값 급등으로 인한 전기차 생산원가 증가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과 정부·업계의 전기차 대중화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전지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그레고리 밀러 분석가는 "니켈, 리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전기차의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 가격의 장기 하락세 속도를 늦추거나 상승세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NEF에 따르면 2010년 kWh당 1200달러에 육박했던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평균 가격은 지난해 말 132달러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