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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세상에 없는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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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7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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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평소 존경하던 선배님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세상에 없는 3가지가 무엇일까. 희소한 것도 아니고 아예 없는 것이라. 몇 번의 재촉 끝에 알아낸 것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명답이었다. 세상에는 첫째 정답이 없고, 둘째 비밀이 없으며, 마지막으로 공짜가 없단다. 뭔가 뒤통수를 맞은 것 같긴 하지만 정말 지혜로운 답이었다.

2020년부터 ESG에 대한 관심이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시각이 주주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바뀜에 따른 당연한 움직임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의 큰손인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앞장서서 ESG 선진기업, 소위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도하니 투자를 원하는 모든 기업은 ESG 평가와 측정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이전이면 생각지도 않았을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ESG 내재화 정도가 그 기업의 밸류에이션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ESG 광풍의 초기에는 소위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ESG평가지표를 분석하고 미진한 부분을 업그레이드해가는 노력을 하면 된다. 물론 이 작업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2년차, 3년차로 접어들수록 이런 노력만으로는 ESG 우수기업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평가자들도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ESG 정신이 진정으로 담겼는지 아닌지도 손쉽게 알아낸다. 오죽했으면 그린워싱, 요즘은 워크워싱(woke washing)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혹시나 덧붙이면 워크워싱은 ESG에 대해 깨어 있는(woke) 척 하면서 실제로는 아무 행동을 하지 않거나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ESG도 진심을 갖고 해야 한다. 어느 순간 업계에서는 ESG를 진심으로 잘하는 기업과 그러지 못한 기업의 속도 차이가 은연중 느껴지게 된다. 게다가 글로벌 대기업들은 최종 수요자로서 글로벌 공급망에 있는 공급기업 모두에 ESG 기준을 요구하니 이제는 일개 기업이 아니라 공급사슬 전후의 모든 기업이 함께 ESG를 잘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 된 실정이다.

이런 ESG 광풍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우선 ESG 내재화에는 획일적인 '정답'이 있지 않음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처한 상황, 업종, 지역에 따라 실천해가야 하는 ESG 방법론은 각양각색이며 심지어 경험해보지 않은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둘째, ESG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ESG 현황이 '비밀'로 유지되기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심리학의 '조하리 윈도'에 따르면 정작 위험한 것은 남들이 아는 나의 모습을 내가 모를 때라고 한다. 나는 비밀로 알고 있지만 정작 나를 제외한 많은 사람은 나를 이미 그들의 잣대로 평가하는 경우가 다반사란 뜻이다. 마지막으로 ESG는 시간만 가면 저절로 얻어지는 공짜점심이 아니란 점이다. ESG를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정성껏 행동으로 옮겨가야만 하는 고된 과정이 필요하다.

헤밍웨이의 소설 '해는 또 떠오른다'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고 한다. 어쩌다 사업이 파산했느냐는 질문에 등장인물은 이렇게 응답한다. "단 2가지였어. 서서히 그러다가 갑자기(Gradually, then Suddenly)." 정답도 없고 비밀도 없어서 공짜로 이뤄질 수 없는 ESG의 달성 정도는 지금 당장은 판단하기 힘들 것이다. 모든 구성원의 하루하루의 노력으로 '서서히' 이뤄지다 어느 순간 '갑자기' 모두가 그 진면목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는 구호를 넘어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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