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손잡은 獨 총리…현대차가 긴장하는 이유

[베를린=AP/뉴시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16개 주 총리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크리스마스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완치자에 대한 접촉 제한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완치자도 모임을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클럽 등은 문을 닫아야 하며 대형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으로 열린다. 2021.12.22.

테슬라의 유럽 시장 공략 교두보인 공장 '기가팩토리 베를린(기가 베를린)'이 공식 가동을 시작한다. 현지 생산으로 유럽 시장에 더 많은 전기차를 싼값에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요 경쟁사 현대차그룹에겐 악재다. 전기차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생산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2일 독일 정부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날(현지시간) '기가 베를린 오프닝 세레머니'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자국 자동차 산업에 자부심이 강한 독일의 최고권력자가 수입차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두 인사 모두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으로 인해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은 있다.
기가 베를린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재임 시절인 2020년부터 가동하려 했으나 숄츠 총리가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탄소중립을 국제사회에 끊임 없이 강조했지만 독일 내 자동차 산업을 대변하던 인물로도 꼽힌다.

기가 베를린은 연 50만대에서 최대 7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Y가 주력 상품이다. 수도 베를린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신규 채용된 지역 주민들이 차량을 조립할 계획이다.
테슬라, 7분기 연속 생산↑…현대차그룹, 전기차 상품성 인정받았지만 생산량 부족기가 베를린이 가동을 시작하면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물류 비용·관세 등이 크게 줄어 전기차를 싼 값에 더 많이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도 이미 2020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우상향했다. 중국 기가 상하이의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가동 중단 사태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가 앞서나갔다. 지난달 독일에서 많이 팔린 전기차 1위는 테슬라 모델3, 2위는 모델Y였다. 현대차 코나EV는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도 모델3였다. 2위는 기아 니로EV였다.
테슬라의 주요 경쟁자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E-GMP 모델들은 이미 유럽에서 상품성을 입증받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독일에서 2022 올해의 차를, 기아 EV6는 유럽 전체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모두 테슬라를 제치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생산량이 테슬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 24만500대의 순수전기차(BEV)를 판매했다. 그 중 절반 이상인 13만5408대는 유럽에 판매됐다. 테슬라의 분기 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많이 팔리는 코나EV, 니로EV 등은 E-GMP 기반 전기차가 아니기 때문에 이전 세대 모델이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V2L(Vehicle to Load)·350kW급 초급속 충전 기능도 없다. 테슬라와 경쟁해야할 아이오닉5·EV6 등 차세대 전기차들은 생산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공장만으로는 전기차 생산 증대 한계"…현대차그룹, 해외 현지 생산 계획 수립 중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했다고 16일 전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77만7000㎡로 규모로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갖춘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이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세안 시장 전략 차종의 육성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말까지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 제공) 2022.3.16/뉴스1

현대차그룹이 생산량·판매 증대를 위해 해외 공장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코나EV는 체코 공장에서 만들지만, 아이오닉5·EV6·니로EV는 모두 국내 공장에 몰려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지 판매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이미 해외 현지 생산 계획은 있지만 E-GMP 기반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차 바탕의 모델이 중심이다. 현대차는 올 연말에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GV70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도 현지 생산을 늘린다. 체코 공장에서 i30·투싼 등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고 전기차 차종 및 물량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러시아·브라질·인도공장 등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전기차를 개발·생산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아도 미국에서 준중형·중형 전기차를 2024년부터, 유럽은 소형·준중형 전기차를 2025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전기차 인기는 치솟고 있지만 생산량이 쫓아가질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공장만으로는 생산량 증대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