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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경영 기업 경영권 분쟁, 주주 판단은 본업 역량과 성과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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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동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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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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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동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
김태동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
한 시인은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에게는 3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다. 기업들은 2월 말부터 3월까지 진행되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그간의 성과를 평가받고 회사 역량과 향후 비전에 대한 시험을 받아야 한다. 또한 안건에 대한 주주들의 찬반 결정에 따라 이사회의 구성과 정관이 변경되는 등 향후 비즈니스 계획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평소 대중들이 잘 모르고 있던 기업의 지배 구조도 주총을 통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다. 국내 기업들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해외 기업과 달리 창업자 일가가 직접 소유하고 경영을 맡고 있는 구조다. 소유와 경영이 동일하기에 빠른 의사결정과 집행이 가능하고 위험이 수반되는 비즈니스를 전략적으로 진입하거나 비즈니스를 가속화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으로 다수의 국내 기업이 빠른 성장을 이룩해냈다. 하지만 리더십과 통솔력을 갖춘 창업자가 기업 지배 구조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사망할 경우 구성원들 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회사의 유산을 이어 나가는 경우도 존재하나 형제간, 친척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일도 상당수 존재한다.

경영권 분쟁은 기업과 주주 가치 측면에서 회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근거 없는 비방과 욕설로 회사의 평판이 실추되고 최악의 경우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표적이 돼 기존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되는 등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다.

한진칼이 좋은 예다. 2년 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경영권을 놓고 심각한 다툼을 벌였으며 올해에도 과거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주주 제안에 나섰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다시 한번 이의를 내세우며 회사 상대로 주주 제안에 나섰다. 롯데, 삼성, 현대, 금호 등 주요 대기업들도 경영권이나 사업 자산을 놓고 한차례 이상 내홍을 빚은 바 있어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대기업의 통과의례라는 우스갯소리가 존재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패밀리 거버넌스를 투명하고 상호 협의하에 잘 정립시킴으로써 기업가치 및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혈연 내 나이나 관계가 아닌 본업의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가시적 성과를 보유하고 있는 인사가 이사회 내에서 경영을 담당하고, 동시에 견제와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화성산업의 이사회 구성을 두고 건설 부문을 이끌며 회사 성장을 주도한 숙부와 유통 부문을 총괄해온 조카의 갈등이 심화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주들은 양측의 주장이 근거가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화성산업은 대구에 뿌리를 두고 지역 1위, 전국 43위의 성과를 이뤄낸 60년이 넘는 전통의 건실한 가족경영 건설기업이다. 이사진도 지역사회와 기업문화의 이해가 중요하다. 이사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고 이사회 가족경영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면 기업가치 주주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주주 입장에서는 분쟁 지속성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분쟁 당사자들 간의 지분율 차이가 미비할 경우 매년 주총 때마다 분쟁이 계속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주주들의 몫이다. 그렇기에 당장의 분쟁도 중요하지만 이를 넘어 포용과 화합이 가능한지도 유념해야 한다.

주주들은 가족 간의 불화를 넘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며 기업들도 좋은 기업지배구조의 원칙에 입각하여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헌신하는 이사회 구성을 좀 더 면밀히 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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