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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삼국지에서 찾는 '지방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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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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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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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강래 중앙대 교수
마강래 중앙대 교수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지방의 현실을 보게 하라." 언론매체와 강연을 통해 전달하려 한 메시지다. 지방도시의 미래가 더욱 암울해졌다. 기업과 인재를 빨아들이는 수도권은 높은 집값과 저출생이 뉴노멀이 됐다. 위기의 지방도시들은 각자도생의 셈법에서 표류한다. 어느 강연에서 대한민국 공멸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서로 힘을 합쳐 지역을 회생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한 청중은 '삼국지'의 지략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소세력이 만드는 연합전략의 정수가 '삼국지'에 모두 녹아 있다는 말과 함께.

'삼국지'에 그런 내용이 있었나. 어릴 적 '삼국지'를 읽으며 받은 충격이 떠올랐다. '삼국지'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 친구 하지 말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는 상대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인생의 지혜가 담겼다는 책이 아니던가. 하지만 '삼국지'는 내게 지혜를 주긴커녕 어린 마음에 큰 갈퀴 자국을 남겼다. 영웅들의 일거수일투족엔 인생의 지혜가 담겼다고 보기 어려웠다. 온갖 권모술수와 비열한 처세로 점철됐고 대의라는 이름으로 배신과 모략을 일삼는 인간군상의 슬픈 드라마란 생각이 들었다. 흥미롭다기보다 무섭고 기괴했다. 심지어 이야기의 끝은 허무하기까지 했다. 망설이다 다시 '삼국지'를 꺼내들었다. 30년 만이다. 하지만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서 읽은 '삼국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연합을 통해 군소세력이 힘을 얻고 번성하는 과정에 마음을 기울이며 읽었다.

'삼국지'엔 3개의 거대세력만 있는 게 아니다. 숱하게 치고받고 싸우는 과정에서 조용히 사라진 군벌세력도 많다. 하지만 위·촉·오 삼국만 빛이 났다. 이들이 세력을 키워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옆나라와의 '연합전략'이었다. 한나라 왕실을 장악한 동탁을 처단하기 위해 원소를 중심으로 반동탁 연합군이 결성됐고 조조, 손견, 유비 또한 연합군에 들어갔다. 반동탁 연합군은 군소세력과 그들의 후손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삼국지'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적벽대전에서도 유비와 손권은 조조에게 맞서기 위해 손을 잡았다. 조조는 인생에서 가장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이후 10년간 유비의 군대는 빠른 속도로 세를 확장했다. 유비는 조조의 땅을, 관우는 손권의 땅을 노리자 손권은 이제 조조와 손을 잡았다. '삼국지'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어지럽게 펼쳐지는 연합전술에도 공통점이 있다. 특정 세력이 거대해지면 주변 군소세력이 위협을 느꼈고 이들은 서로 힘을 합쳐 대응했다.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동단결의 힘을 만들었다. 서로 이질적인 특기가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었다. 보병과 기병, 화공(火攻)과 수공(水攻)이 결합하고 여러 책사의 전략이 창의적인 하이브리드 전술을 만들어냈다. 유비의 책사인 제갈량이 염원하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는 이런 연합전술에서 만들어졌다. 비슷한 힘을 가진 세 나라가 서로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수도권 집중화에 맞서 여러 지자체가 공동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인구 2500만명의 슈퍼메가시티로 변해가는 수도권의 위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천하사분지계도 좋고 천하오분지계도 좋다. 중요한 건 수도권의 위세에 눌려 스러지지 않기 위해 여러 지자체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행정구역을 넘어선 협치를 통해 GTX와 같은 거대 인프라를 깔고 지역의 대학을 살리고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일자리전략도 짤 수 있다. 그래야만 사라지지 않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수도권과 상생도 지역이 뭉쳐 힘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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