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대웅, 개발비 자산화 '껑충'… 신약 출시 자신감 커졌다

지난해 대웅제약 (107,500원 ▼1,700 -1.56%)과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에서 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가 큰 폭으로 뛰었다. 신약은 임상 3상부터 연구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만큼 개발비 무형자산 증가는 제품 출시와 이로 인한 매출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대웅제약은 DWP16001 등 당뇨병 치료제를, 유한양행은 폐암 치료제 YH25448의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이들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4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대웅제약·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 등에서 자산으로 인식한 연구개발 비용이 늘었다.

신약을 연구하는 개발비는 미래의 출시 가능성과 경제적 효과를 따져 비용이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인식된다. 보통 제약사는 임상 3상을 시작한 신약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한다.

출시가 가까워졌거나 기대 매출이 크면 클수록 자산으로 인식되는 개발 비용도 커진다. 신약 연구에 쓰이는 돈이 비용처리 되지 않고 개발비(무형자산)로 인식되면 회사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큰 폭으로 개발비가 증가한 곳은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이다. 대웅제약은 2020년 447억8765만원이었던 개발비가 지난해 829억1498만원으로 증가했다. 무려 85%(381억2700만원)나 증가했다.


SGLT-2 억제제 당뇨병 치료제인 DWP16001(이나보글리플로진)의 개발이 진척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DWP16001은 단독 요법과 2제·3제 병용 요법 임상 3상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단독 요법 개발비는 2020년 9억9736만원에서 지난해 79억1911만원으로 8배나 뛰었다. 2제 병용 요법 개발비도 같은 기간 4억5921만원에서 43억4477만원으로 9.4배 증가했다. 3제 병용 치료제는 지난해 26억1636만원을 개발비로 처음 인식했다.

지난해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당뇨병 치료제 개발비만 134억4237만원으로 전체 개발비 증가액(381억2700만원)의 약 35%에 달한다.

한올바이오파마 (32,100원 ▼1,200 -3.60%)와 공동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개발비도 249억6100만원에서 337억5300만원으로 88억원 늘었다. 지난해 두 번째 임상 3상에 이어 올해 하반기 세 번째 임상 3상이 예정돼 있고 임상 결과도 좋은 만큼 출시 성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툴리눔톡신 제품 나보타의 미간 주름 임상 3상도 중국에서 순항하면서 2020년 4559만원이었던 개발비가 지난해 21억7197만원으로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YH25448(레이저티닙)가 자산 증가를 이끌었다. 해당 후보물질 개발비 287억1875만원을 새롭게 자산으로 인식했다. 지난해 YH25448 개발비는 613억6000만원으로 전년(326억4047만원)대비 88% 증가했다. 유한양행의 전체 개발비 무형자산은 712억197만원으로 2020년 397억173만원보다 315억원 늘었다.

YH25448는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 수출됐으며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처(FDA) 허가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개발비 무형자산은 253억2542만원에서 314억6136만원으로 24% 증가했다. 고혈압 복합 치료제인 HCP1904 개발비가 5억2532만원에서 20억8836만원 늘어났으며 위염 치료제 HIP2101의 개발비 7억8898만원이 새롭게 자산으로 인식됐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제품인 GC5107(IVIG-SN 10%) 개발비 361억5700만원을 자산으로 인식했다. 2020년 293억4400만원에서 68억1300만원을 새롭게 인식했다. GC5107는 올해 초 현지 공장 실사 문제로 FDA 허가가 지연됐지만 제품 자체 문제가 아닌 만큼 다시 연내 허가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같은 기간 무형자산 개발비가 1조711억원에서 1조1928억원으로 11% 늘었다. CT-P13(램시마)·CT-P17(유플라이마) 등의 개발비가 2020년 1657억5363만원에서 지난해 3371억1347만원으로 늘었다. 이 중에서 상각 비용 2838억6651만원을 제외한 약 532억원이 무형자산 증가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