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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인력난에…"로봇이 만들어요" 조선·건설 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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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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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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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 강구 제조업체 박원의 충북 제천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가 협동로봇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초정밀 강구 제조업체 박원의 충북 제천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가 협동로봇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잘라진 철판을 이어붙여 블록을 제작하는 용접 공정을 사람 대신 로봇이 한다. 소조립-중조립-대조립으로 나뉘는 조립 공정에서 기계의 힘과 사람의 손길이 모두 필요한 중조립 공정에는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이른바 '협동로봇'이 투입된다. 삼성중공업은 협동로봇을 활용하면서 생산성을 40%가량 끌어올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안전사고 위험이 줄어든 것도 큰 효과"라며 "직원들이 좀더 안정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자동차부품에 쓰이는 초정밀 강구(鋼球·볼 베어링) 생산업체 박원의 충북 제천 공장에서도 협동로봇이 직원들과 함께 일한다. 강구는 공정 특성상 제품 측정부터 포장까지 단순 반복 업무가 많아 작업자들의 피로도와 관련질환 발생률이 높다. 박원은 2020년 협동로봇을 도입하면서 이런 문제를 대거 해소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협동로봇은 10여년 전부터 산업현장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크게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 1~2년 동안 도입률이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진자 발생 등으로 사업현장의 인력난이 부쩍 커진 데다 올해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현장안전 관련 리스크도 확대된 탓이다.

특히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빠르다. 산업재해 논란이 잦은 조선·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중공업 (5,190원 0.00%) 외에 대우조선해양 (19,400원 ▲150 +0.78%),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협동로봇을 도입했다. 건설사 중에서도 GS건설 (23,550원 ▲200 +0.86%), 현대건설 (40,100원 0.00%),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119,500원 ▼500 -0.42%)이 건설 현장에 로봇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협동로봇은 충돌감지 시스템을 갖춰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안전펜스 없이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산업용 로봇은 빠른 속도로 수백~수천㎏의 물건을 들어 옮기는 등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지만 대규모 고정장비를 설치할 공간과 비용, 작업자와 로봇을 분리하는 안전 설비, 복잡한 프로그래밍 전문가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장의 규모나 기업의 여유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협동로봇은 대부분 단순 반복 작업이어서 효율이 떨어지거나 사람이 장시간 작업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일을 한다.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것도 있다. 가격도 평균 2000만~3000만원대로 산업용 로봇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최근에는 중국산을 중심으로 1000만원 미만 저가형 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계에서는 협동로봇을 인력난 해소의 대안으로 주목한다. 용접, 도장 등 내국인 기피 직종을 중심으로 인력난이 심각한 조선업계에서 협동로봇 도입이 두드러지는 게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경남·부산·전남 등지에서 올해 3분기에 최대 95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과 로봇의 조합이 완전 자동화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MIT 연구진의 조사 결과 BMW 생산라인에 한팔 협동로봇을 도입한 뒤 사람이나 로봇이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생산성이 8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인사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일수록 안전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게 어려운데 협동로봇은 이런 면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조선업계에서만 산재 사고로 숨진 근로자가 88명에 달한다. 또다른 업계 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업계의 협동로봇 도입에 좀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4억7500만달러(약 5700억원)였던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억3000만달러(약 7560억원)로 1년만에 33% 급증했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27년 협동로봇 시장은 105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동로봇 시장 1위 업체는 2009년 협동로봇을 처음 상용화한 덴마크의 유니버설로봇이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전 세계 1100여 기업이 유니버설로봇의 제품을 쓴다. 지난해 매출이 3억1100만달러(약 3725억원)에 달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의 선두주자인 스위스 ABB, 일본 화낙, 독익 쿠카 등도 5~6년 전부터 협동로봇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두산로보틱스와 한화정밀기계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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