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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소셜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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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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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스파이영화 하면 제임스 본드의 '007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언 플레밍이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창조한 후 1967년작 '골드핑거'를 시작으로 총 20여편이 절찬리에 상영됐으니 말이다. 이중 007 16탄은 1989년 개봉한 티모시 달튼 주연의 '007 살인면허'다. 저자가 대학생 시절에 손꼽아 기다리다 본 추억의 영화다.

새삼 이 영화를 떠올린 것은 최근 회자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문헌을 보다 알게 된 '소셜라이선스'(Social License to Operate)라는 개념 때문이다. 소셜라이선스는 흔히 아는 일반적 허가·면허와는 배경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허가는 흔히 정부라고 하는 허가권자가 그 신청자에게 무엇을 하게끔 인정해주는 공식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소셜라이선스는 정부와 같은 뚜렷한 허가권자가 있지 않다. 그리고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공식 행위도 없다. 기업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여러 이해관계자가 비공식적, 암묵적으로 인정해주는 기업의 영업권 혹은 이해관계자가 받아들이는 기업, 산업의 표준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일컫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관념상의 관습법적인 사회용인행위를 의미한다. 정부의 허가는 규정을 위반한 중대사유가 있는 경우 취소되고 평상시에는 지속적으로 그 효력을 발휘한다. 소셜라이선스는 기업에 대해 일반이 갖고 있는 신뢰감이기 때문에 생각지 못한 부정적 사고로 인해 라이선스가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겪은 아파트 부실공사, 대규모 환경파괴 사건도 소셜라이선스를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CEO나 핵심인사의 잘못된 언행이나 거짓말 하나로도 사라져버리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소셜라이선스는 인류역사상 줄곧 있었다. 100년 전만 해도 흔하던 아동의 노동착취, 위험한 작업환경 등은 당시 소셜라이선스 수준에서는 문제가 안 됐으나 이제는 대다수 나라에서 불법사항이 됐다. 25년 전만 해도 일반적이던 남성 일색의 경영진 구성, 인종·학벌·성별에 따른 차등고용, 노동기준을 불비한 후진국으로 아웃소싱 등도 당시에는 기업의 스마트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평가받았을 수 있지만 지금은 사회 전체가 부정적으로 보는 지탄받아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왜 그럴까.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주주자본주의'가 이제는 여러 이해관계자에 납득을 구해야 하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 변화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제 모든 기업과 기업인은 그들의 존망 자체가 사회로부터 암묵적으로 부여받은 소셜라이선스의 유무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아울러 소셜라이선스는 세상 흐름에 따라 지속 변화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어쩌면 이 시대에 ESG가 급부상한 것은 기업인들이 인식하는 소셜라이선스가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는 강력한 사회적 요구를 방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업의 흥망이 소셜라이선스에 달렸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기업은 올바른 일만 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일을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그것이 소셜라이선스가 던지는 시대적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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