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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옷'일까? 中서 쓴 '코로나 오명'에 과학은 있나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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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7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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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도시봉쇄가 진행 중인 중국 상하이 거리에 방역 요원들이 보인다. /사진=AFP
지난 4일 도시봉쇄가 진행 중인 중국 상하이 거리에 방역 요원들이 보인다. /사진=AFP
#.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당시 한국에서는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주장이 나왔다. 국민감정도 섞였겠지만 안전을 위해 이게 최선이라는 목소리였다.

이와 관련 중국은 바이러스 통제 조치 바탕에는 과학적, 이성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여행과 무역의 제한에 반대한다는 점도 들었다.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 정부는 우한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만 막는 조치를 취했다.

#. 이제 2년가량 지난 요즘, 중국에서는 입장이 뒤바뀐 움직임이 잇따라 눈에 띄고 있다. 일부 시민의 민감한 행동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지방정부 발표나 현지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그 수준은 넘어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홍콩매체 홍콩01 등은 최근 한국에서 수입된 옷과 중국 내 오미크론 확산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하루 감염자가 2만명도 넘으며 코로나 사태 초기 수치마저 넘은 상황에서 나온 기사들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장쑤성 창수시 3월28일 확진된 감염자. 그의 집 옷장에 있던 온라인으로 구매한 한국 옷 4벌에서 바이러스 검출. △랴오닝성 다롄시 4월1일 확진자. 한국 수입 의류 매장 직원. 한국산 수입 의류와 매장 내 포장 봉투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 △베이징 4월4일 확진자 5명. 한 명은 왕징의 소호단지 내 한국의류 전문점 직원, 나머지는 그 룸메이트.

랴오닝성의 보고서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수입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돼있다. 중국 내 기사들은 오미크론 확산이 한국 옷 때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보인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한국 옷 주문은 이미 크게 줄었다. 중국이 수입하는 한국산 중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5.9%)은 낮다는 달래기용 표현도 포함됐지만 당장 경제 영향이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러면 이런 주장에 과학적인 근거는 충분할까.

#. 몇몇 중국 매체는 올해 1월 일본 교토부립의과대학의 연구 결과를 언급한다.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된 내용은 플라스틱 표면에서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는 56시간까지 생존했는데, 오미크론 변이는 193.5시간까지 있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플라스틱'이라는 조건이 붙었고, 193.5시간도 바이러스가 100% 그 기간 생존한다는 뜻이 아니다.

3월9일 바이오아카이브에 공개된 유사한 연구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포장지'에서 기존 코로나19와 달리 좀 더 오래 생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기존 바이러스는 포장지에서 30분 내 완전 소멸됐지만, 오미크론은 30분 이후에도 일부 검출됐다. 다만 99.34%가량은 사라졌다.

앞선 1월 연구에서는 표면에 붙은 오미크론이 알코올 농도 40%로 소독하면 15초 내에 사라진다는 결과도 담았다.

#. 한국에서 중국으로 제품이 건너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은 과장됐다.

왜 유독 한국 옷이었을까. 이런 보도가 나오는 데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있는 듯하다. 6일 중국 당국은 전날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으로 2만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강력 봉쇄 정책으로 그동안 방역에 성공해왔다고 자부했는데 이 정책이 흔들리는 건 중앙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 정책도 유지하고 있으니, '구멍'은 수입된 물건에서 찾는 게 쉬울 수 있다. 한국은 최근 세계 최다 감염국이다.

이런 상황이 국내용일지 모르지만 타국에 실질적인 영향이 가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은 정권교체기를 맞아 외교에 변화 가능성이 있고, 국내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낮은 상황이다(전경련 조사 10점 만점에 3.2점).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적, 이성적 근거를 주장해온 중국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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