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자숙기간 인간관계 정리…사람으로 받은 상처 크다"[인터뷰①]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사진제공=IMH엔터테인먼트

"무대에서 노래하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가수 홍진영(36)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제출한 논문이 뒤늦게 표절로 확인돼 자숙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2009년 싱글 '사랑의 배터리'로 데뷔한 홍진영은 '부기맨'(2013), '산다는 건'(2014), '엄지 척'(2016) 등을 차례로 히트시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솔직하고 친근한 화법으로 대체할 수 없는 멀티테이너가 됐다. 그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꾸준히 2개 이상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다. 다만 그의 이력은 여기에서 멈췄다.

2020년 11월 홍진영은 11년 전 쓴 논문이 표절로 확인돼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공백을 깨고 돌아온 홍진영을 머니투데이가 만났다.

"사건 이후 한동안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얬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신 모든 분께 죄송했습니다. 모든 게 제 과오고,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렸다는 생각에 저 자신이 많이 미웠습니다.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정신이 없었고, 다시는 무대에 서지 못할까 봐 무서웠습니다. 줄곧 변명만 했던 것 같습니다. 변명이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봐주실 것 같았습니다."

홍진영은 1년 넘게 자숙하면서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고 한다. 친하다고 생각한 지인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몇몇 분이 연락을 안 받거나 퉁명스럽게 받으셨다. 연락을 안 받으셨던 분은 제 복귀가 결정되자 갑자기 연락을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응원도 많이 받았다. 한 분은 매주 제게 연락하셔서 항상 용기를 북돋아 줬다. 복귀 이후에도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을 텐데 잘 헤쳐나가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사진제공=IMH엔터테인먼트

1년 5개월 만에 복귀하게 된 배경에는 작곡가 조영수의 설득이 있었다고 한다. 홍진영은 "영수 오빠와는 인연이 깊다. 사랑의 배터리를 포함해 제 노래 대부분 영수 오빠가 만들었다. 신곡 'Viva La Vida'(비바 라 비다)도 영수 오빠가 저를 생각하면서 썼다고 했다. 가이드를 들었는데 곡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작업은 언제 시작했냐는 질문에는 "촉박하게 준비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얘기가 나올 수 있어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것까지 모두 한 달 만에 끝냈다"고 답했다.

'비바 라 비다'에는 힘들고 지친 국민에 위로와 응원의 말을 담았다고 한다. '눈 부신 태양보다 뜨겁게 그깟 눈물 저 멀리', '빛나는 별빛보다 환하게 반짝이는 내 인생' 등 가사가 눈길을 끈다. 트로트에 라틴 음악을 접목해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준다.

"저는 항상 트로트에 다른 장르를 붙여왔는데 '비바 라 비다'에는 라틴 음악을 붙여봤습니다. 영수 오빠도 곡을 주시면서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의 장르라고 말해줬습니다. 라틴풍 트로트라 곡명도 라틴어로 골랐는데,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이 인상 깊었습니다.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노래고, 모든 분이 이 노래를 듣는 동안 만큼은 다 쉬다가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홍진영은 신곡을 녹음하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밝혔다. 경쾌하고 밝은 노래지만 그간의 고민과 걱정, 후회가 스치며 노래에 슬픔이 담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쓴 가사는 너무 우울해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라는 한 구절만 남기고 다 바꿨다. (바뀐 가사에도) 울컥울컥한 감정이 들어가 있지만, 그것도 영수 오빠는 좋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홍진영은 신인의 자세와 마음을 갖고 공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대중에 먼저 음악인으로 다가가겠다며 당분간 노래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쉬는 동안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무대에서 노래하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좋은 곡이 있다면 계속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기회만 된다면 항상 새로운 장르의 곡을 내고 싶습니다. 발라드는 물론 삼바와 트로트를 접목한 노래도 고민하고 있습니다."(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