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 당선인, 명확한 기준·원칙·철학 없는 깜깜이 인사"

박홍근(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회의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 새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데 대해 "적재적소라는 인사 기본 원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명확한 기준도, 원칙도, 철학도 없는 깜깜이 인사"라고 밝혔다.

"어떤 예단도 하지 않는다…정밀하게 살필 것"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회의 1차 회의'에서 "국정 운영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을 채우는 데 급급한 주먹구구식 인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한다"고 봤다. 이어 "민주당은 무거운 책임을 갖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견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어떠한 예단도 하지 않겠다. 오직 법과 원칙, 공정, 상식, 도덕, 양심에 어긋나지 않은 후보자인지 정밀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고 무엇을 했는지 조목조목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위가 밝힌 유일한 기준이 15년 전 청문회 통과했다는 것"이라며 "그 시절 잣대로 검증해달라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밝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해 6월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지역, 학교, 정책 노선 등 균형 미흡 평가"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보자들 면면을 보면 지역, 학교, 정책 노선 등에서 균형이 미흡했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는 국민통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그 부서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조정할 고도의 능력이 필요하다"며 "보건과 복지의 균형이 필요한 보건복지부에는 의료인의 외길을 걸어온 분을, 양성 평등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부서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야 할 여성가족부에는 경제학자를, 규제와 진흥의 균형이 필요한 산자부에는 규제철폐 지상주의자를, 언론진흥 정책을 관장할 문체부에는 특정 언론사 경영에 깊이 관여한데 대한 우려가 있는 분을 임명한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게임 중독 규제법 적극 추진"
관심을 모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김현숙 전 의원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전용기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김 후보자를 두고 "19대 국회에서 게임 중독 규제 법률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존속살인, 자살, 폭행, 방화 등의 사건을 일으킨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김 후보자가 2013년 여가위 국정감사장에서 직접 했던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이 악의 근원인 것처럼 말하고 게임중독세 도입을 강력히 외치던 분을 여가부 장관에 앉힌다는 것은 '셧다운제' 같은 비정상적인 정책과 게임중독세 문제를 재점화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이창양 카이스트(KAIST) 교수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섭 전 합참 차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로 △정호영 전 경북대학교 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 김현숙 전 의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