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누나 방화 살해한 17살 아들, 경찰에 한 부탁…"치킨 사줘요"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

후배 학생에게 집에 불을 지르게 해 엄마와 누나 등을 살해한 17살 아들의 범죄가 재조명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에서는 돈 관련 범죄 사건을 돌아봤다.

서혜진 변호사는 방송에서 2009년 서울 중랑에서 발생한 청부 방화 살인 사건을 소개했다. 서 변호사에 따르면 A군(17)의 집안은 넉넉하지 않았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반지하에 살았다. 아버지는 전국을 다니며 건강식품을 팔았고, 어머니는 전단지를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A군은 어느날 부모님이 '보험금 낼 돈도 없다'고 푸념하는 것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 보험금을 받아 차를 사고 강남에서 살 계획을 세웠다.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

그는 먼저 친한 동생인 B군(15)에게 집 구조를 알려주고 불을 지를 것을 지시했다. 집에는 엄마와 누나가 있었으며 아빠는 집을 비운 상황이었다. B군은 A군의 지시대로 거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얼굴이 CCTV에 찍힐까봐 헬멧을 쓰고 들어갔다가 옷에 불이 붙어 속옷차림으로 도망갔다.

이날 화재로 A군의 엄마와 누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아버지와 A군을 의심했다. A군이 사건 당시 강원도에 여자친구와 놀러간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인 점이 의심을 샀다. 그는 또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 치킨과 탕수육을 시켜달라고 하고 먹기도 했다. A군은 "판사님이 보면 진짜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겠다"며 웃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A군은 경찰에 아빠가 의심스럽다고 말해 수사에 혼선을 줬다.

그는 B군의 자백으로 결국 꼬리가 잡혔다. 사건 당시 미성년자라 자세한 형량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최소 1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화에 가담한 B군은 징역 13년을 선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