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떨구면 수십만원…삼성폰 수리비 '반값' 된다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를 찾은 고객들이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국내 사전 판매를 진행하며, 27일 한국, 미국, 유럽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 예정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앞으로는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 스마트폰을 수리할 때 저렴한 재활용 부품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인 탄소중립 노력의 일환이다. 이렇게 되면 모델에 따라 수십만원 이상이었던 스마트폰 액정교체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가 인증 부품을 구매해 직접 수리하는 '자가수리' 도입도 검토하고 있어 수리 비용의 부담을 낮추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11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버려지는 스마트폰에서 멀쩡한 부품을 골라내 정밀 검증한 뒤 수리 작업에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운영 방식은 소비자가 애프터서비스(AS)센터에 수리를 의뢰할 때 신제품 또는 재활용 부품 중 어느 쪽을 이용할지 선택권을 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친환경 기조로 진행해 온 일부 서비스를 점차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의 경우 액정 파손 시 수리비는 최대 40만원(깨진 액정 미 반납 기준)이다. 반면 재활용 부품을 이용하면 20만원 이하까지 낮출 수 있고, 깨진 디스플레이나 부품 등을 모두 반납하면 10만원대로도 고칠 수 있게 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재활용 부품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실제 부품의 기능을 철저히 사전 검증해 고객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업계, 친환경 대세...애플·中 제조사도 '탄소중립' 확대

애플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가 국내 정식 출시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고객들이 '아이폰13'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재활용 부품 도입은 최근 삼성전자의 친환경 행보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 비전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모든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전 세계 MX(모바일익스피리언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개발에서 유통, 사용, 폐기까지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의 S펜 커버 부품 등에 해양 폐기물인 폐어망을 활용한 소재를 사용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64만톤의 어망이 버려지는데, 이는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산호초와 자연 서식지를 훼손시켜 자연 생태계를 교란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스마트기기에 사용 가능한 소재로 개발하는 공정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또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S센터에 방문하지 않고도 소비자가 직접 깨진 액정 등 부품을 저렴하게 교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을 예고했다. 대상 모델은 △갤럭시S20 △갤럭시S21 △갤럭시탭 S7 플러스(+) 등이며, 수리 가능한 부품과 대상 기기를 더 늘릴 계획이다.


재활용 소재 이용과 자가수리 등 친환경 노력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다른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통된 과제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 등 제품 전반에 이미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자체 분해로봇 '데이브'를 이용해 아이폰에서 희토류 자석, 텅스텐, 강철 소재 부품을 회수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공급망 및 제품의 100% 탄소 중립화도 달성할 계획이다. 애플은 또 올해부터 전 세계에서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밖에 중국 리얼미 역시 지난해 12월 '리얼미 GT2 프로' 한정판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