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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공룡' 금융사의 족쇄도 풀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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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2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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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망성쇠. 흥하다가 망하고 융성하다가 쇠퇴하는 게 세상이치다. 수많은 제국들이 그러했고 산업과 기업도 이같은 이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국에서는 로마제국과 몽골제국이, 기업에서는 대우가 대표적인 예다.

금융산업은 쇠퇴하는 대표 산업 중 하나다. 심지어 전통적인 금융사는 사라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금은 돈을 잘 벌고 있지만 앞으로도 벌이가 좋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주식시장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KB금융 (48,200원 ▲50 +0.10%)지주와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 (37,900원 ▲850 +2.29%))가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다투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0.5배도 안된다. 주가가 자산가치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금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금 금리는 낮고 배당수익률은 높다. 금융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 게 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선뜻 주식을 사진 못한다.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지금만큼 돈을 벌지 못해 배당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엔 돈은 많이 벌었지만 마음대로 배당도 못했다.

PBR 1배를 넘는 금융회사를 찾기 어려운 것도, 금융주식에 손이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제' 때문이다. 강력한 규제 아래에선 어떤 산업도 성장하기 어렵다. 금융산업은 전형적인 규제산업이다. '사양산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건 정해진 수순일지도 모른다.

사양산업이면 쇠하다가 망해야 할까. 거대 금융사를 '공룡'에 비유해 멸종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룡은 2억5000만년전부터 6600만년전까지 2억년 가량 지구를 지배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진화를 거듭한 결과다. 게다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고 '새'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거대 금융사들도 공룡처럼 살아남을 수 있다. 다만 규제로 발을 묶고 날아가지 못하게 한다면 멸종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금융사들을 묶는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가 핀테크 인수 제한이다. 은행 등 금융사는 비금융 회사 지분 20%를 확보하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은 비금융 스타트업 지분 15%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 금융지주내 금융사는 다른 계열사의 정보를 마음대로 공유할 수 없고 비금융 정보를 확보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규제가 풀리면 핀테크와 다양한 스타트업을 인수해 미래 먹거리로 삼을 수 있다. 신한은행이 배달앱 '땡겨요'를 만드는 것 대신 기존 배달앱을 인수했다면,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론칭하는 게 아니라 기존 알뜰폼 사업자를 사들였다면 어땠을까. 토스가 금융의 '미래'라는 확신이 선다면 금융그룹들이 아예 토스를 인수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스타트업들과 핀테크들은 금융사로의 피인수를 원하기도 한다. 얼마전 만난 빅테크 대표는 "기존 금융권이 가지고 있는 힘 중 하나는 '돈'이고 그 '돈'을 (핀테크 인수에) 쓰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기존 금융사가 핀테크와 스타트업을 인수하더라도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PMI(인수 후 통합)을 이유로 자신의 문화를 스타트업에 전수하고 금융사 레가시(유산)의 원천인 '부장님들'이 스타트업으로 가면 답이 없다.

실패가 겁나 '용기'를 내지 못하는 금융사도 있다. 용기가 없으니 '규제'를 탓한다. 규제 완화를 바라지도 않는다. 이들은 결국 멸종하는 공룡이 될 것이다. 순수히 금융사와 CEO(최고경영자)의 책임이다. 반면 '용기'를 낼 여건조차 만들지 않아 혁신을 막아버려 금융산업 자체가 쇠하고 망하게 되는 건 정부와 정책이 책임져야 한다.

[광화문]'공룡' 금융사의 족쇄도 풀어주자
다행히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부동산 정책(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정책)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만 보는 게 아니라 금융산업 혁신을 가져올 '금융정책'도 보고 있다고 한다. 새 정부가 금융사인 '공룡'들이 '새'가 될 수 있도록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고 모래주머니를 벗겨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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