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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와 염치, 이승만과 젤렌스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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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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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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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여야 주요정당 대표들과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여야 주요정당 대표들과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150만 청년들은 인류의 자유와 영광과 대의 및 그들의 국가를 위해서 싸우는 일 이상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1954년 7월)
"모든 나라가 독립을 가질 권리가 있고, 모든 도시는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전쟁으로 인해 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2022년 4월)

전쟁을 겪었거나 잠시 휴전상태에 접어든 약소국의 대통령 둘이 국제사회에 호소하며 한 연설의 일부이다. 1954년 연설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이승만 대통령이었다. 그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뒤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휴전중인 한반도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한 당시 리차드 닉슨 미국 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상원 의장 자격으로 대통령을 지켜봤다.

2022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 국회의 영상을 통해 화상연설을 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이끄는 그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고 있고 아이를 키우며 교육시키고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 러시아는 이런 우크라이나를 쳐들어와 독립을 없애고 분리시키고자 한다. 우크라이나의 민족, 문화, 언어 등을 없애고자 한다. 교육기관, 병원 파괴는 러시아의 고의적인 계획적인 정책"이라고 역설했다. 국회도서관에서 연설을 지켜본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의 대표들이었다. 국회의장은 방한한 스웨덴 국회의장과 함께 별도의 공간에서 연설을 봤다고 했다.

1954년의 대한민국(한국)과 2022년의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비슷했다. 대한민국은 소련과 중국의 묵인하에 침공한 북한의 3년간 전쟁의 참화를 겪어야 했고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해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소련.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렸던 것처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 속에서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다.

다른 것도 있다. 한국은 60여년이 흐르면서 식민지 치하와 전쟁 등을 겪기는 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구 소련(소비에트연방공화국)이 해체된 후 핵과 곡창지대, 유전 등 동유럽의 강자로 떠오를수 있는 풍부한 물자를 갖췄지만 30년째 국민들이 원하는 국가궤도에는 오르지 못 하고 있다.

다시 대통령들의 연설로 돌아와보자.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미국방문에서 부통령과 국무장관의 공항영접을 받았고 의회에서는 상원과 하원 의장이 연설을 경청할 정도로 나름 환대를 받았다. 유엔군 사령관의 전용기를 타고 갈 정도의 국력의 대통령이었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까지 함께 고려해 이승만의 요구를 무마시키며 더 많은 군사원조와 경제원조를 약속했고,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진전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은 1950년 전쟁을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이겨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연설 자리에 함께 한 의원수는 전체 의원 300명 중 약 60명에 불과했다. 젤렌스키의 미국 상하원 연설 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의원들이 의회 강당을 가득 메웠던 것과도 대조된다. 일본 화상 연설 당시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의원 약 500명이 연설이 끝난 뒤 기립박수를 보내는 장면은 당연히 한국 국회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낼 첨단 무기가 한국에 있다며 군사지원을 요청했다. 정권 이양기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는 등 한반도 주변의 불안이 고조되고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무기 지원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러시아,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는 문제라 물론 단순하지 않다. 치열했던 대선에서 후보들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토론 주제로 올리고 경쟁하듯 우크라이나 대사나 젤렌스키를 면담하려고 했다면 '시도지사에 나서야 하고 당선인 눈도장도 찍어야 하고 검찰개혁과 수성으로 바쁘더라도' 의원들이 자리를 채우는 성의는 보여줬어야 했다. '의원들 대부분이 각자 실시간으로 화상 연설을 청취했다'(이광재 외교통일위원장)는 말을 믿고 싶을 뿐이다. 일제의 폭압에, 소련의 무자비한 이주정책에 두번 피를 토한 우크라이나 고려인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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