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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언어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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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홍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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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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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림 서울大 교수
유홍림 서울大 교수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도 비난과 대결이 극성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여야의 공약은 희미해졌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착잡함을 넘어 환멸감에 빠졌다. 국민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 듯 난해한 과제의 요체를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정치를 갈망한다.

자유와 평등, 성장과 복지 등 상충하는 가치들 간의 완전한 조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나마 최선은 타협과 절충이다. 그동안 거듭된 타협과 절충의 실패를 넘어서려면 우선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근본적 가치와 포괄적 비전이 공유돼야 한다.

현재 우리의 국가비전과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언어로 표현된다. 그런데 정치사회에서 오가는 레토릭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의 이상이 우리의 삶과 연결돼 생명력을 발휘하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정치언어가 권력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면 생명력을 잃게 된다. 정치구호는 우리의 삶에서 진정성을 빼앗아가고 냉소와 불신을 퍼트리기 때문이다.

소중한 가치와 이상은 우리의 열망과 필요에서 비롯된다. 일상의 열망과 필요가 정치적 이상으로 승화하고 법과 정책으로 구체화할 때 정치언어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자유, 평등, 민주, 정의의 생명력을 살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망과 이상, 법과 정책이 분리되지 않도록 비판과 공론의 장을 항상 열어놓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쉽게 학습할 수 있는 '매뉴얼'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는 폭정과 무정부 상태라는 양극단의 중간영역에서 개인의 자유와 시민의 의무, 법치와 다수결주의, 시장경제와 민주정치를 조화시키려는 실천과 규범, 정책과 제도의 총체다.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거치며 형성된 자유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원리를 옹호하는 경제적 자유주의와 시민자치를 지향하는 공화민주주의 사이 긴장 속에서 변화해왔다. 자유와 법치를 주장하는 자유주의, 평등과 다수결을 추구하는 민주주의의 결합은 치열한 투쟁과 타협의 산물이다.

현재 자유민주주의는 양쪽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한편으로 신우파 자유주의자들은 경제적 합리성이 모든 사회영역에 적용될 수 있고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우파 자유주의 정치는 강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사이비 타협으로 귀결돼 사회통합의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다른 위협인 포퓰리즘은 '진정한 인민'을 앞세워 법치와 자유주의 원칙을 무시한다. 다수의 의지가 법을 지배하는 위험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자유, 법치, 국민주권, 다수결원칙 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배가 평형을 유지하며 항해하기 위해서는' 기울어지는 방향의 반대편에 몸무게를 싣는 '균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은 사회 전체의 활력을 살리는 국정운영을 원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생명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 그리고 법치의 원칙들을 확고히 지키고 시민의 역량과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 시민은 표현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공론장에서 법과 정책이 공동선에 부합하는지 항상 점검하고 정부는 사회 각 영역의 자율성이 전체의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절제되고 분별력 있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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