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부터 배터리·전기차까지...韓대표기업들, 인도네시아로 가는 까닭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2

LG에너지솔루션을 주축으로 한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 니켈 등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광물 원석을 확보하고 이를 제련해 양극재·배터리셀 등 소재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전 단계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화유 등과 'LG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과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협약은 밸류체인 단계마다 세부적인 계약을 별도로 진행하는 '논바인딩'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부터 니켈의 반출을 제한하고 자국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기업 유치에 나섰다. 가장 강력한 러브콜을 보낸 곳이 현대자동차와 LG였다. 수도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에 현대차의 동남아지역 첫 생산라인이 지난달 준공했다. 2024년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JV)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협약 체결은 전기차·배터리 생산기지를 마련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광물부터 소재에 이르는 하위 밸류체인 조성 작업을 본격화 한 신호탄인 셈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총 150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한다. 이 가운데 90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사업을 LG컨소시엄이, 6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사업을 CATL이 맡게 된다. CATL의 경우 니켈의 채굴·제련 및 배터리 제조와 회수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광물자원의 가격 폭등으로 자원의 확보부터 제품의 생산에 이르는 '업스트림 경쟁력'이 배터리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뤄진 투자협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광물의 채굴·조달·물류를 포스코홀딩스와 LX인터내셔널이 맡고, LG화학이 양극재 제작을, LG에너지솔루션이 완제품을 담당하게 된다. 배터리 완제품은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JV가 맡을 예정이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생산을 개시할 경우 밸류체인 전 단계를 국내 기업이 도맡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협약이 논바인딩 방식으로 체결돼 단계별 계약이 체결될수록 구체적인 사업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쟁력 있는 원재료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배터리 사업 역량 및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