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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분열에서 협치의 길로 가는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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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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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환 한국재정투자평가원장
허명환 한국재정투자평가원장
새 정부가 다음달 출범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그간 국민통합을 국정목표로 내세웠다.

이제는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는 당선인의 뜻에 공감한다. 이를 테면 지난 5년간 일본은 공격의 대상일 뿐 협력의 대상이 아니었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으로 시작한 일본과의 마찰은 사상 초유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입 통제까지 이어졌다. 실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된다.

미국은 건국 초기 영국과 철천지원수 지간이었다. 독립선언 이후에도 영국은 끊임없이 미국을 괴롭혔다. 결국 이는 2차 미영전쟁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1814년 영국군은 워싱턴DC를 침입해 백악관을 불태워버리기도 했다. 엽관제를 최초로 도입한 미국 제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은 인디언보다 영국인을 더 싫어했다고 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역사가 있는데도 요즘 미국과 영국의 관계를 보면 이런 동반자가 없다. 거의 모든 국가 외교적 사안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굳이 불편한 과거사를 끄집어내는 일이 없다. 과거보단 미래를 위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를 넘어 세계를 바라보면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열된 나라를 통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또한 눈을 세계로, 미래로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분단국가로 이미 섬나라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북방 대륙으로 진출하고, 남방으로 치고 나간 해양국가이다. 아직 그 진취적 기상을 품고 있는 국민이다.

2015년 유라시아친선특급에 참가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차를 타고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 내려본 일이 있다. 유럽이 비행기로만 가는 곳이 아닌 육로로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 자동차 부품이 포항 영일만 신항에서 재조립돼 시베리아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례가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환경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유라시아는 우리나라와 교역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청년을 유라시아 지역으로 파견하는 정책을 편다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국가와 불필요한 마찰을 이어가기보단 우리는 이런 기회를 엿보아야 한다.

태평양에 집중한 나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뱃길도 많다. 사실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기 전까지 우리는 수운해양 중심 국가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고대 한반도 남쪽에 있던 가야처럼 해양수운 중심의 물류를 통해 남방 진출에도 눈을 떠야 한다. 가야는 당시 대마도와 큐슈,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보르네오, 말레카해협까지 진출한 해상왕국이자 조선보다도 오래 존속한 국가였다. 하지만 영토중심의 사관으로 인해 삼국시대에 비해 역사에서 홀대받고 있을 뿐이다.

분열은 특정 정치세력에겐 잠깐 달콤함을 주지만 결과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 새 정부가 지역이나 이념, 세대 갈등에 매몰돼선 안되는 이유다. 분열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은 바깥으로 눈을 돌려 미래를 바라보는 일이다. 그래야만 새 정부가 통합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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