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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의 기회[MT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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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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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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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관심을 보인 지는 꽤 오래되었다. 2003년에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이 발표되었으니 햇수로 벌써 20년째다. 2008년에는 관련 법이 제정되었고, 2009년에는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법 제정 후에는 3년마다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왔다.

이처럼 지난 20년 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성과가 크지는 않다. 여전히 우리나라 도시들이 글로벌 금융허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계 3대 금융중심지는 런던, 뉴욕, 홍콩이다.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데, 저들은 왜 그때나 지금이나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가? 우리가 전략적으로 부족했던 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것들도 있다. 냉혹한 시장의 원리이며 국제금융의 질서다.

글로벌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융관련 법체계 구축과 집행, 영어가 통용되는 국제도시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위의 세 도시는 이러한 요건들을 잘 갖추고 있다. 기축통화국이면 더 좋다. 미국 달러나 영국 파운드는 기축통화라고 할 수 있다. 홍콩은 거대 경제국인 중국의 경제권에 있다. 우리가 이러한 상황을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 작지만 의미 있는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균열은 먼저 금융중심지 자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런던은 브렉시트로 인해, 홍콩은 중국의 지배가 강화되면서 금융중심지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런던과 홍콩을 떠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중심지로서 런던이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것 같지는 않다.

좀 더 근본적인 흐름의 변화는 금융업 자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금융이 금융산업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모바일과 비대면거래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전통적인 금융회사 이외에 IT로 무장한 핀테크와 빅테크가 금융업에서 점차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과 접목된 가상자산이 시장가치를 높이며 새로운 자산으로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금융과 비대면거래 등이 확산되면 금융산업에서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이 약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글로벌 금융중심지들 이외에 새로운 역할을 하는 금융중심지의 가능성이 보인다. 핀테크, 빅테크, 디지털금융, 가상자산 등의 분야에서 기술적·제도적으로 강점을 가진 국가가 새롭게 금융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이러한 금융산업의 환경변화 속에서 IT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관련 제도만 빠르게 합리적으로 정비하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마침 새로 출범하는 정부도 공약으로 디지털금융 혁신, 디지털자산 안심 투자 환경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를 최근의 금융환경 변화와 결합하면 국가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관련된 규제특구를 지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해 볼 수도 있다. 이미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서울 여의도 등이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은 가능성 정도를 논의하는 단계다. 관련 제도 등도 정비되어야 한다. 하지만, 변화의 초기에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움직이는 것은 중요하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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