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주식이랑 7대3 묶음 판매"…비상장 바이오株 '끼워팔기 전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물량이 없어서 못 샀던 비상장 바이오 주식들이 요즘엔 인기 주식에 끼워 팔립니다.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비상장 바이오 주식까지 위상이 많이 꺾였습니다."

최근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비상장 바이오 주식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구주 유통시장에서는 비상장 바이오 주식을 두나무 비상장 (115,000원 ▲1,000 +0.88%), 토스 등 인기 비상장 주식과 묶어서 끼워 파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펀드 만기를 앞둔 한 벤처캐피탈(VC)은 두나무 주식과 비상장 바이오 A사 주식을 패키지 매물로 내놓았다. 총 매매대금 기준으로 두나무 주식 70%에, 비상장 바이오 A사 주식 30%를 함께 사는 조건이다. 예컨대 총 매매대금이 300억원이면 두나무 주식 210억원어치를 사고, A사 주식 90억원을 추가로 매입하는 식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바이오 주식 거래가 위축되자 두나무 주식이 미끼상품이 된 것"이라며 "이 조건으로 매수하면 두나무 가격을 할인해주겠다는 추가 제안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나무 이외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비상장 (38,200원 ▼600 -1.55%), 인공지능(AI) 의료 서비스 스타트업 루닛 비상장 (50,000원 0.00%),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야놀자 비상장 (43,100원 0.00%) 등도 인기 미끼상품이다.


비상장 바이오주식이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한 이유는 기업가치 하락 때문이다. 한 VC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긴축 움직임에 회수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최근 2년 동안 빠르게 덩치를 키워온 비상장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주요 비상장 바이오 주식의 장외가는 하락세다. 지난해 말 5만4000원였던 지아이이노베이션 비상장 (16,210원 0.00%)(기업가치 6000억원)의 장외가는 현재 3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지엔티파마 비상장 (21,500원 ▼1,400 -6.11%)(6547억원) 장외가는 6만9000원에서 4만1000원, 한국코러스 비상장 (4,600원 0.00%)(1625억원) 장외가는 4만5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급락했다.

높아진 상장 문턱이 비상장 바이오 주식 가치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9곳이다. 지난해 전체 기술특례 상장건수(22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총 17곳의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한 2020년(전체 26건) 때와 대조적이다. 그만큼 바이오 기업 기업공개(IPO)가 까다로워졌다는 의미다.

올해 초 상장을 추진했던 비상장 바이오 기업들도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는 등 이같은 흐름은 계속 되고 있다. 항체절편 플랫폼을 개발한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 초 진행된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이하 상장위)의 상장예비심사 결과 미승인을 통보 받았다.

VC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기술특례 상장 요건까지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바이오 기업 IPO 시장은 이전보다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흐름은 한동안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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