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기 전에 해야죠"…웃돈까지 붙어 팔리는 이 가전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강남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홍모씨(34)는 지난주 LG전자의 '프라엘 에센셜 부스터' 제품을 구매했다. 마스크를 오래 쓰다 보니 피부 건조로 당기는 느낌이 심해진데다 맨얼굴을 드러내는 일도 늘 것 같아 보습을 강화하는 '뷰티 가전'을 샀다. 신씨는 "마스크 아랫부분은 화장을 연하게 할 때가 많아 식사를 할 때도 신경쓰인다"라며 "마스크를 안 쓰게 되면 더 부담스러워질 것 같아 미리미리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앞두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외모 관리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집에서도 외모를 가꿀 수 있는 뷰티 가전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따이궁'(보따리상) 구매량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축소되던 시장 규모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회복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뷰티 가전 시장 규모가 점차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앤씨마켓리서치는 글로벌 뷰티 가전 시장 규모가 2023년 943억 달러(약 11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뷰티가전 시장 규모는 1조 6000억원으로 2018년 50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 전망이다.

LG전자의 고주파, 미세전류를 활용한 피부 관리기기 'LG 프라엘 인텐시브 멀티케어' 제품은 수요가 늘어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5월 1주차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주문 이후 받을 때까지 최소 2주 이상 소요된다는 소식에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까지 붙었다. 오래 사용한 제품이더라도 중고품으로 내놓기 무섭게 '거래완료' 표시가 나온다.

이외에도 '에센셜 부스터' '아이케어' 등 프라엘 라인업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도 늘어난 수요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업계는 해외 수요 역시 여행 제한이 완화되는 대로 국내 뷰티 가전의 판매가 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중국·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K-뷰티' 열풍이 이는 것에 발맞춰 제품 판매처를 확대하고 프라엘 담당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에 홈뷰티연구소를 신설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뷰티 가전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점은 악재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아이메이즈쉰'에 따르면 미용기기 시장 규모는 세계 3위 규모인 500억위안(약 9조 5000억원)으로, 따이궁 등 비공식 수입액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 커진다. 중국 소비자들은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에도 타오바오·텐마오·징둥상청 등 주요 쇼핑몰에서 한국 뷰티 제품을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따이궁이나 대규모 해외 관광객들의 구매가 사라진데다 최근 중국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수출 규모가 줄었다"라며 "최근 한국 드라마·영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소비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다각화하는 한편 유럽·중동 등 새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