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2년간 덩치 키운 e커머스, 성장세 꺾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이커머스업체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성장이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오프라인 쇼핑의 경기전망지수가 온라인을 앞서기 시작했고, 온라인 쇼핑 성장률도 한 자릿수로 내려 앉았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3월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채널의 3월 매출은 전년대비 7.9% 늘어났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성장률 6.3%보다는 다소 앞서지만 지난해 매월 두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에 비해 확연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20년 19.1%, 2021년 21% 등의 성장률을 보였다.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서도 온라인 쇼핑 성장 둔화 조짐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기대감은 96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백화점(111), 대형마트(97), 슈퍼마켓(99) 등 주요 오프라인 업태 경기전망지수에도 밀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여행, 여가 활동 등에 대한 제약이 줄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외부활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적자 구조에도 높은 성장성을 토대로 외부 투자 유치 등 자금 수혈을 해 왔던 e커머스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MS)를 확보한 대형업체 외 하위업체들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네이버, SSG닷컴-지마켓글로벌 등 e커머스 시장 상위 3개 업체의 점유율은 지난 2019년 38% 수준에서 지난해 45%로 높아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54% 늘었지만 적자도 커져 1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SSG닷컴 역시 영업손실이 1079억원으로 전년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고 11번가도 2020년 98억원이었던 적자가 지난해 694억원으로 늘었다.


물론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수수료를 높이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은 분주하다. 롯데온, 헬로네이처 등은 투자 규모가 커 출혈이 심한 새벽배송을 접었고 쿠팡은 수수료를 인상했다. SSG닷컴 역시 월 3900원의 비용을 받는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하며 수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흑자를 내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성장을 기반으로 저마진 구조에서 외부 수혈로 사업을 확장해 온 e커머스 업계가 성장 둔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특히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컬리나 SSG닷컴, 11번가 등은 상장 성공을 위해 마케팅 등 매출 확장을 위한 경쟁을 지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