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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K치킨·K만두와 K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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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하 한성대학교 자율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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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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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의 컬처 리포트]K푸드 열풍 뒤 K컬처의 힘…예산은?

▲ 김동하 한성대학교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 교수
▲ 김동하 한성대학교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 교수
라면, 치킨, 만두 등등. 단순한 인기가 아니다. 한국 음식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려온다.한국이 만든 라면이 수출로 일본을 넘어서고, 한국이 만든 만두가 미국에서 중국 덤플링 매출을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이 만든 치킨이 중동 국가에서 뜨겁게 팔리는 걸 보면, 원조를 떠나 ‘K푸드’의 열풍이라 불릴 만한 것 같다.

세계가 인정하는 제조업, IT강국 한국. 이제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K’라는 수식어를 달고,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K’의 열풍이 이처럼 전방위로 확산된 건 언제부터일까.

늘 뭐든 잘 만들어내는 한국이지만, 세계 시장에 당당하게 ‘K’를 앞세운 데에는, K컬처라 불리는 한국 문화의 힘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

K팝으로 촉발된 K컬처의 힘
‘한류’라는 말 대신 ‘K컬처’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K팝이 전 세계로 본격적으로 뻗어가던 2011년 7월. 기자 시절 필자는 SM, CJ,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와 좌담회를 열었고, 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당시만 해도 ‘한류’, ‘新한류’, ‘한류2.0’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였는데, K컬처라는 용어 제안에 모든 참가자가 신선하다며 화답했다. ‘K컬처’라는 말의 원조행세를 하려는 게 아니라(당시 언론지상에선 처음 쓴 것으로 파악했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는 그만큼 생소했던 용어라는 얘기다.

K팝으로 촉발된 K컬처라는 말은 K영화(무비), K드라마, K패션, K화장품(코스메틱), K바이오 등 여러 산업분야로 다양하게 뻗어나갔다. K푸드는 물론이고 개별 음식에 K라면, K만두, K치킨이라는 말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다.

K컬처의 언어적 힘뿐 아니라, 실제로 한국의 화장품, 한국의 의류, 한국의 음식이 잘 팔리는 데는 문화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소비재 산업에 있어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건, 문화예술 산업만이 가진 특별한 장점 중 하나다. 오랜 기간 K컬처가 낮춰온 해외 시장의 장벽을, K가 붙은 다른 상품들이 보다 쉽게 넘나드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K라면·K치킨·K만두와 K컬처
K라면, 문화를 타고 원조를 넘다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는 일본이다. 하지만 지금 라면을 해외에 가장 많이 파는 나라는 한국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일본이 종주국으로 1위였지만, 2020년부터 한국에 1위를 내줬다.

2021년 국내 라면 수출금액은 전년대비 11.7% 늘어난 6억7441만 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지난달 3월에는 월간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라면 수출액은 7158만 달러(약 890억원)로 지난해 동월보다 20% 늘었고, 2월보다도 35.8% 증가했다.

한국이 ‘라면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한국 사람들은 라면을 많이 가장 많이 먹는다. 일본 닛신식품이 주도하는 세계라면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 : WINA)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1인당 연평균 라면 섭취량은 74.1개로 전 세계 국가 중 1위에 올랐다. 한국 사람 전체가 1주일에 평균 1.5개 가까이 라면을 먹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통계만 보면 한국 사람들의 라면 먹는 빈도는 줄었다. 실제로 2021년 라면의 국내 판매액은 약 20%가 줄었지만, 수출은 거의 50% 가까이 늘었다. 한국 사람들의 유별난 라면 사랑은 정점을 치고 있지만, 이제는 세계인들이 한국의 라면에 점점 더 열광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수년간 K라면의 인기에는 , , 그리고 ‘BTS’와 같은 한국의 킬러 콘텐츠와 아티스트들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라면 1위 농심은 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로 효과를 크게 봤다. 농심은 특히 미국에서 늘어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최근 미국 제2공장까지 가동하며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의 직수출 매출 가운데 미국의 비중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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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로 새 역사를 쓴 도 K라면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드라마에 직접 등장한 삼양라면뿐 아니라 삼양의 불닭볶음면, 농심의 오징어짬뽕 역시 덩달아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특히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중국에는 짝퉁이 등장할 정도다.

BTS는 전 세계 팬들이 보는 라이브방송에서 팔도의 비빔면을 먹으면서, 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좀 불편하니 1개 반 정도 양의 제품이 나오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즉각 뜨거운 지지를 보였고, 제조사는 20% 정도 양을 늘린 비빔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K라면을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중국, 미국, 일본, 태국, 캐나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홍콩, 네덜란드의 순이다. 아시아, 북미, 유럽까지. K라면 글로벌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K치킨, 원조 미국과 중동까지 삼키다
치킨은 한국에서 20년째 배달음식 1위다. 중식, 피자, 분식, 떡볶이보다 많이 시켜 먹는, 치킨 없으면 못 사는 사람들, 양념통닭과 치킨 무 모두 세계 최초로 발명한 치킨의 나라다.

프라이드치킨의 원조는 미국 남부 흑인들의 문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인들은 주로 오븐에 닭가슴살 또는 다리를 구워 먹고 나머지는 버렸다. 노예로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들이 먹다 남긴 닭고기를 남김없이 먹기 위해 조각 내서 튀겨 먹던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다.

프라이드치킨 대중화의 주역인 KFC는 미국의 대표적인 농업지역 켄터키에서 탄생했다. 당시 주유소를 운영하던 커넬 샌더스(일명 KFC 할아버지)가 주유소 내 작은 식당에서 미국 남부식 프라이드치킨을 팔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프랜차이즈를 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1984년 KFC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익혀 먹는 백숙이나 통으로 요리해 먹는 통닭이 주류였다.
K라면·K치킨·K만두와 K컬처
K치킨은 원조와 무관하게, 종교도 따질 바 없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 1위 교촌은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미국과 중국 등 6개 국가에서 7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특히 다른 육류를 잘 먹지 않는 이슬람권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말레이시아에는 가장 많은 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말 교촌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연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은 한 달 만에 매출 46만디르함(약 1억5000만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올해는 하와이 호놀룰루 지역에 1호점을 여는 등, 미국에서도 가맹 사업을 활발히 펼친다는 계획이다.

2위 bhc의 해외 매장은 홍콩 직영점 3개에 불과하지만, 3위 BBQ는 해외 진출에 활발하다. BBQ의 글로벌 매출은 2020년 585억원에서 2021년 1178억원으로 2배 급증했다. BBQ는 북미 지역에서만 매장 250여 개를 운영 중이고, 해외에 5만 개 점포를 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미리 튀겨놓은 치킨을 샐러드바 형식으로 직접 와서 픽업하는 BBQ매장이 인기라고 한다.

25년 中덤플링 제친 K만두…K컬처 예산은?
해외에서 K만두의 위상은 예상보다 훨씬 높다. 라면, 치킨과 달리 만두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린다. 국내 만두 시장이 5500억 규모인 데 비해, 해외에서 직접 생산하는 만두를 포함한 해외 매출은 6700억원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냉동만두 수출은 2016년부터 연 평균 23.4%씩 증가하고 있다.

만두의 원조는 여러 설이 있지만, 에서 제갈공명이 만들었다는 설이 많이 회자된다. 남만정벌 도중 강이 범람하자 49개의 사람머리를 제물로 바치자는 주장이 나왔고, 제갈공명은 사람 머리 대신 밀가루를 동그랗게 빚어 강에 던졌다는 것. 이를 통해 목숨을 구한 남만(南蠻)인의 머리에서 유래한 게 만두(饅頭)라는 얘기다. 다른 설 역시 중국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음식만으로 보면 이탈리아의 라비올라, 러시아의 펠메니 등과 유사하다.

어쨌거나 한국의 만두는 미국에서 중국의 ‘덤플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만두의 중국식 발음은 ‘Mantou’, 해외에서는 ‘덤플링’으로 불리는데, CJ제일제당은 2013년부터 ‘MANDU’라는 한국식 발음으로 직접 미국에서 판매했다. ‘비비고’ 브랜드로 진출한 한국의 만두는 중국의 덤플링 ‘링링’을 제치고 2016년부터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의 2020년 국내외 연매출 1조원 가운데 미국 비중이 약 42%를 차지한다. 단일 국내 식품회사에서 만든 특정 상품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비비고 만두가 처음이다.

K만두의 위상에서도 K컬처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미국으로 진출할 당시 비빔밥 등에 집중했던 비비고는 2013년부터 만두를 주력상품으로 했고, 같은 해 공개된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스타 싸이를 국내외 모델로 택했다. 비비고는 국내에서 30여 년간 1위였던 해태제과의 ‘고향만두’를 2013년부터 제쳤고, 25년간 미국에서 1위였던 중국의 ‘링링’을 2016년부터 앞지르기 시작했다.

강남스타일이 K팝 열풍에 기여한 공로처럼, K를 공유하는 다른 산업에서도 K컬처의 공로를 잊으면 안 될 것 같다. K화장품, K패션에 이은 K푸드의 인기는 어쩌면, K팝과 K컬처의 힘이 없었으면 존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한 술 더 떠서 K컬처와 관련한 국가예산의 현실도 많이 기억되면 좋겠다. 수십 조에 달하는 다른 산업 분야의 R&D예산과 비교하면, K컬처 관련 예산 규모는 너무 초라해 견줄 수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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