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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을 팝니다"…소비자 생활 파고드는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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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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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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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의 '똑소리']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진정한 충성고객 더 많이 오래 보유하는 방법

[편집자주]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똑소리'는 소비자의 눈과 귀, 입이 되어 유통가 구석구석을 톺아보는 코너입니다. 유통분야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똑소리 나는 소비생활, 시작해볼까요.
(서울=뉴스1)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3.1/뉴스1
(서울=뉴스1)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3.1/뉴스1
"라이프스타일을 팝니다"…소비자 생활 파고드는 유통가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문 연 '더현대서울.' 오픈 전 더현대서울을 둘러싼 백화점 업계 의견은 분분했다. 당시 업계 분위기는 더현대서울이 성공할 리 없다는 것이었다. 본래 쇼핑몰을 위해 지어진 건물로 한계가 명확한 데다가 위치가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구매력이 있는 직장인들은 저녁 퇴근 시간에 곧바로 퇴근해버리고, 주말에는 아무도 찾지 않아 텅 비는 게 여의도의 특성이었다. 특히 더현대서울의 오픈 시기가 코로나19가 한창 심할 때여서 이런 전망이 더욱 힘을 받았다.

그러나 개점과 동시에 더현대서울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F&B(식음료) 점포는 모두 3시간 이상 줄을 서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각종 편집숍과 가구, 전자 등 거의 대부분의 점포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 더현대서울은 주말 하루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고, 오픈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 최단기간 매출 1조원 달성이 더현대서울의 목표다.

스웨덴 스톡홀름 이케아 도심형 매장 전경 /사진=이케아
스웨덴 스톡홀름 이케아 도심형 매장 전경 /사진=이케아
예상치 못한, 혹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반응에 학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등이 '더현대서울 인사이트'라는 책을 통해 성공 요인을 짚어 보기도 했다. 여러 분석을 관통하는 건 더현대서울이 첨단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여러 곳을 찾을 필요 없이 더현대서울 한 곳만 찾으면 최신 유행을 좇는 힙스터(hipster)의 라이프스타일을 읽을 수 있다. 포터 가방을 메고, 카멜 커피를 마시며, USM 가구를 구매하는 등과 같은 것 말이다.

김 교수는 "더현대서울은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이곳은 내 공간이다'라고 생각하는, 정체성의 동일시를 제공했다"며 "더현대서울이 다수 소비자들의 '페르소나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더현대서울을 서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키우려 한다.

이처럼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는 최근 들어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로 여겨져 왔다.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매력을 보여주고 경험을 하게 해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진정한 충성 고객을 많이, 오래 보유할 수 있어 사업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최태원의 책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온다'에 따르면 △이케아 △무인양품 △러쉬 △홀푸드마켓 등이 '라이프스타일'을 비즈니스화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심플함과 미니멀리즘 속 북유럽의 따뜻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이케아를, 합리성과 본질을 추구하는 이들은 무인양품을, 친환경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이들은 러쉬와 홀푸드마켓 등을 찾는다.

소비자의 삶과 가장 밀접한 산업인 유통업은 특히 수 많은 업체들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노린다. 마켓컬리는 '건강을 파는 착한 기업'을 지향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JAJU)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며 친환경, 가치소비 등을 내세운다. 구찌·에르메스·디올이 카페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도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 풀이된다. 이들 브랜드가 식음료 매장을 통해 단순히 '아무나 못 사는 콧대 높은 브랜드'를 넘어 '장인이 공들여 만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다.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이들 카페, 레스토랑을 방문한 이들이 삶의 가치를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광고 효과도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상품 소비를 통해 나를 표현하는 방식 외에도 장소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원한다. 어디에서 여가를 즐기느냐를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홍대나 건대를 찾는 이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감성을,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과 을지로를 찾는 이들은 힙스터로서 로컬, 희소성, 화제성 등과 같은 요소를 신경 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유통업체들은 업체가 위치한 곳 근방 상권을 부흥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 지역에 힙하고 젊은 감각의 이미지를 부여해 소비자들이 찾고 싶은, 삶을 영위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게 롯데월드타워·몰이 위치한 잠실이다.

롯데월드타워·몰 웹진 'GEEP(깊)' 메인 이미지/사진=롯데물산
롯데월드타워·몰 웹진 'GEEP(깊)' 메인 이미지/사진=롯데물산
수년 새 잠실 석촌호수 근방은 젊고 감각적인 곳으로 거듭났다. 롯데월드타워·몰이 모객하고, 벚꽃 축제를 전후해 석촌호수가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송리단길 상권도 형성됐다. 롯데월드타워·몰의 운영·소유사 롯데물산은 이 같은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매달 2회씩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GEEP(깊)'을 발행한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나 취향 중심 잡지는 가장 효과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앞서 '킨포크', '매거진 B', '모노클' 등이 효과적으로 이를 구현했다.

'GEEP'은 송파구의 아티스트(문화), 콜렉터(패션), 고메(맛집), 익스플로러(지역사회) 등을 소재로 한다. 이를 통해 석촌호수와 서울스카이(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즐기는 '물 멍', '하늘멍', 롯데월드몰 내 입점한 호주식 브런치 식당 '빌즈'의 메뉴 추천을 비롯해 석촌역 근방 제로웨이스트숍 '지미프로젝트'나 송파나루역 근방 와인 미식 레스토랑 '테이블하나' 등 지역 상권을 소개한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이나 편리한 위치 등 단순한 요소로 소비자들에게 소구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소비자가 탐낼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게 최신 트렌드이자 유통업계 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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