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이 할아버지에 성폭행 당했다" vs 전문가들 "母 세뇌 가능성"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한 여성이 4살 딸에 대한 시아버지의 성폭력을 주장하고 나섰다. 시아버지 측은 "며느리가 돈을 노리고 딸을 세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시사물 '궁금한 이야기 Y'에 따르면 김경진(가명)씨는 지난해 12월 딸이 할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제작진에 딸이 할아버지한테 성추행을 당했다며 영상 및 음성파일 70여개를 공개했다. 그는 "아이가 성기를 비속어로 지칭하며 자꾸 '아프다'고 했다. 나는 아이한테 이 단어를 가르친 적이 없다"며 "불길한 예감에 아이의 말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녹음본에는 할아버지의 성폭력을 주장하는 아이의 음성이 담겼다. 아이는 김씨한테 "할아버지가 아프게 했다. 나빴다", "할아버지한테 하지 말라며 울었다"고 말했다. 이후 여성가족부 산하 해바라기센터와 상담에서도 "할아버지가 성기를 만졌다", "할아버지가 성기를 꼬집어 피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아이의 소음순 안쪽 점막이 V자로 충혈돼 있다'는 내용의 진료소견서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기, 엄마가 미안해. 그때 엄마가 할아버지한테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너무 미안해"라고 말했다.


시아버지·남편 "인격살인…위자료 노린 거짓말"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시아버지와 남편 이정수씨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인격 살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아버지는 "어린 손녀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굉장히 힘들다. 나도 자식을 키웠는데, 그 어린애를 어떻게 그러냐.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도 "(성폭력이 있었다는 날) 딸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갑자기 성폭력을 당했다는 건 미심쩍다"고 거들었다.

또 딸의 성기에서 충혈이 발견됐다는 진료소견서도 사건 추정일로부터 두달이 지난 시점에 작성됐다며 오히려 딸이 김씨한테 학대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그러면서 "저는 딸이 엄마한테 교육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입을 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내가 위자료를 노리고 일어나지도 않은 성범죄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남편이 아닌 시아버지를 가해자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결혼식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아버지가 다 해줬다. 아파트도 얻어주고 차도 사줬다.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이 관계를 김씨가 잘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엄마가 아이 진술 유도, 진술 신빙성 떨어뜨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김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시아버지를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

이에 대해 김미영 진술 분석가는 "김씨는 할아버지가 아이한테 뭔가 행위를 한 것처럼 모두 다 유도해서 물어봤다"며 "진술을 계속 유도하고 오도하면 아이의 진술에 전후 맥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진술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할아버지가 성기를 만졌다", "할아버지가 성기를 꼬집어 피가 났다"는 아이의 진술 역시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그는 아이의 진술에 갈수록 살이 붙었다며 "아이는 피가 난 것을 생각해서 알았다고 하거나, 피가 어디에 묻어있었는지 몰랐다고 한다. 이 진술만으로는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소영 심리치료사도 아이의 그림을 토대로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있다. 아이의 생각이 손상됐다. 엄마의 사고가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씨가 제일 치료가 필요하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혼란 상태다. 상상을 현실로 믿을 수 있다. 근데 이 사람한테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