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尹정부 '경제원팀'…민간 없이 관료 '전진 배치'

윤석열 정부의 '경제원팀'이 경제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차기 금융위원장도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 물가·금리 상승, 가계부채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손발이 맞는 전문가로 팀을 꾸린 결과로 풀이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회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당선인 비서실에서 김 회장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을 맡았던 관료출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동기다.


금융위원장은 3년 임기가 정해져 있지만 정권 교체기에 기존 금융위원장이 사의를 밝히고, 새로운 금융당국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사의를 윤석열 당선인 측에 전달한 상태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새 금융위원장 인선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등이 늦어지고 있어 발표도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 금융위원장이 발탁되면 윤석열 정부의 '경제원팀'이 완성된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경제 관료가 전면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한 총리 후보자와 추 경제부총리 후보자 모두 재정경제부, 경제기획원 출신이다.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할 김대기 비서실장 내정자, 최상목 경제수석 내정자 역시 각각 행시 22회, 29회 출신으로 기획예산처, 기재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경제금융비서관은 김병환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이 임명됐다.

유임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행정고시 28회로 기재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이 금융위 사무처장을 맡았을 때 정 원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서로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금리·부채·물가 등 현안 산적...대통령실과 경제부처 호흡 중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사진제공=여신금융협회

새 정부가 관료 출신으로 경제·금융라인을 모두 꾸린 것은 물가상승, 금리상승, 가계·자영업자 부채 등 거시적으로 해결해야 할 굵직한 사안이 산적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거시경제, 행정 전문가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 관료로 통했다는 분석이다.

차기 정부의 경제관료 중용은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이미 나타났다. 기재부에서만 6명이 파견됐고, 금융위에서는 2명을 보냈다.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등 정책 관련 핵심 보직을 모두 인수위로 불러들였다.

또 현안 해결 과정 등에서 대통령실과 부처 간의 호흡을 중요하게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금융위원장 후보로 유력했던 최 경제수석 내정자도 김 비서실장 내정자가 강력하게 경제수석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뽑힌 인물과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선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재부 출신들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모피아(경제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를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어 모든 정책라인을 경제관료로 잘 채우지 않았다"며 "검증된 전문가들이라는 점에서 기대도 크지만 서로 견제하는 시스템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