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의 뚝심있는 상장 추진 "이럴때 옥석 가려진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사진=원스토어

원스토어 비상장 (5,000원 0.00%)가 구글·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앱마켓에 도전장을 내민다. 증권시장이 얼어붙은 시국이지만 본연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으로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 지난해 거래액 1조1319억원, 매출 2142억원을 거둔 기세를 몰아쳐 이번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그동안 멀티 OS플랫폼 구축과 콘텐츠 사업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실현할 계획이다.

원스토어는 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후의 성장전략과 비전을 알렸다.


원스토어는 2016년 출범 이후 구글과 애플이 독과점하고 있는 앱마켓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 경쟁을 펼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년 애플과 구글을 합친 앱마켓 점유율은 87%였으나 올해 81%까지 낮아졌다. 이 둘을 제외한 '써드 파티' 영역에서 중국 내수용 앱마켓을 제외한 시장 규모는 연간 2조원 가량이다. 원스토어는 이 중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애플을 넘어섰다. 2019년 원스토어의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8.6%였으나 지난해 13.8%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애플은 11.7%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구글 역시 79.7→74.6%로 점유율이 줄었다.

전세계적인 반독점 규제 흐름은 원스토어의 글로벌 앱마켓 점유율을 높이는 데 유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지난 3월 시행된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처럼 미국에서도 '오픈앱마켓 법안'이 지난 1월 상원 법사위를 통과한 상태다. EU의 '디지털마켓 법안'은 올해 10월 시행될 예정으로, 구글과 애플의 독과점을 견제하게 된다.


앱마켓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게임이다. 안드로이드 탑50 게임 중 원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은 2018년 12개에서 지난해 24개로 늘었다. 이들 게임의 원스토어 거래액이 지난해에만 4400억원이었다. 올해도 6월 출시되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 등 다수의 신규 대작 게임이 원스토어에 입점하면서 거래액 급증이 예상된다.

앱마켓 외에 스토리 콘텐츠 부문의 '원스토리'도 잠재력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말 기준 150만명을 넘어선 앱 설치자, 활성 유저당 월평균 매출이 6500원 가량인 점 등이 고무적이다. 장르소설 전문출판사 '로크미디어' 인수, 중국 1위 웹툰플랫폼 '콰이칸' 지분 투자 등으로 2000여편의 스토리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한 효과는 올해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아울러 모바일게임을 PC와 콘솔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에뮬레이터 '원게임루프'는 지난해 9월 베타서비스 시작 이후 7개월만에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원스토어는 인앱 광고를 통해 2분기부터 보상형 광고를 시작하고, 3분기에는 광고주가 직접 광고를 집행하는 '원스토어 광고센터'도 선보인다.

원스토어는 그간 구축한 역량을 기반으로 동남아,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현재 '글로벌 원스토어' 서비스 출시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고, 시장별 차별화를 준비중이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국가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결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현지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진출을 위해 현지 통신사 등과 마케팅 협력을 논의중이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옥석이 가려진다"며 "저희는 늘 옥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상장을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원스토어가 국내 7조원의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사업자라면, 내일의 원스토어는 2025년 전세계 약 300조원의 시장을 놓고 당당히 경쟁하는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스토어는 IPO를 통해 총 666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4300원~4만1700원으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대 1조1111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5월 9~10일 실시하며, 일반인 청약은 12일~13일 진행된다. 이재환 대표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 모두 반영된 공모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