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차익 양도세, 7억→4억"...다주택자 중과 1년 간 배제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양도세)를 무겁게 물리는 중과 제도를 1년 간 배제키로 했다. 이러한 조치로 서울 지역 아파트를 처분해 10억원 가량 차익을 실현했을 시 세금이 종전보다 약 3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국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면 주택시장의 매물이 늘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10일부터 소급 적용돼 1년간 배제된다. 구체적으로 다주택자가 10일 이후 주택 매매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이전하면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조정 대상지역 2주택자가 주택 매매 시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0%, 3주택자의 경우 30%가 중과된다. 가령 3주택자가 2~3년 보유한 주택 매매해 양도차익이 10억원을 넘을 경우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82.5%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면 다주택자의 양도차익이 10억원을 넘더라도 최고세율 45%(지방소득세 포함 49.5%)만 적용받게 된다.

머니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양도세 중과 배제 시 세금이 수 억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A씨(조정대상지역 3주택자)가 2019년 8월 7억3300만원에 취득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소재 아파트를 이달 중 17억5000만원에 매매할 경우 현행 소득세법상 내야할 양도세는 7억6502만원이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 배제 시에는 세금이 4억3023만원으로 낮아져 약 3억3500만원 세금이 절감된다.

다른 예시로 B씨(조정대상지역 3주택자)가 2019년 8월 6억4000만원에 취득한 부천 원미구 중동 소재 아파트를 이달 12억원에 매매할 경우 현행 소득세법상 내야할 양도세는 4억260만원이지만, 중과 배제 시 2억1862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보유·거주기간 재기산 제도도 폐지했다. 현행에선 다주택자가 주택 1채만 남기고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면 1주택자가 된 날부터 보유 기간을 새로 셌다. 이 경우 주택을 수년 간 보유했더라도 1주택자 된 날부터 2년 이상 보유·거주 요건을 다시 채워야한다는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주택을 실제 보유·거주한 기간을 기준으로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한다.

이사 등으로 인한 일시적 1세대 2주택 비과세 요건도 완화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에서 이사 등으로 거주지를 옮길 때 1세대 1주택으로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신규 주택을 취득한 뒤 1년 이내 종전 주택을 양도하고, 세대원 전원이 신규 주택으로 전입해야 한다. 앞으로는 종전주택 양도기한을 1년에서 2년으로 완화되고, 세대원 전원 신규주택 전입 요건도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시행령 개정안을 이달 24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켜 5월 말 공포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과도한 세부담과 규제를 완화하고 매물 출회를 유도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한편 거주이전 관련 국민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2/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