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 실적 줄줄이 나온다···순익보다 관심가는 이것

주요 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이번 주 잇따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의 RBC(지급여력)비율이 어느 정도 선에서 방어가 됐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RBC비율이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 대형사나 중소형사에 관계없이 악화되고 있다. 일부 중소형사들의 RBC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달하지 못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국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맷집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주요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이 대부분 공개된다. 12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이, 13일에는 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

그동안은 보험사들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 굵직한 지표들이 업계 주요 관심사였다. 하지만 올해는 RBC비율이 더 주목을 받는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낸다.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느냐를 보여준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겨야 한다. 권고는 150% 이상 유지다.

지난달 29일 일찌감치 실적을 발표한 생보업계 2위 한화생명은 1분기 기준 RBC비율이 161%로, 겨우 금융당국 권고수준을 넘겼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은 184.6%였다.

지주 실적발표 당시 RBC비율을 공개한 KB손해보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RBC비율이 지난해 말 179.4%에서 올해 1분기 162.3%로 떨어졌다. 신한금융 계열 신한라이프는 같은 기간 284.6%에서 255%로, KB그룹 계열 푸르덴셜생명은 342.4%에서 280.7%로 나빠졌다. 신한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은 금융당국 권고치를 크게 상회하지만 낙폭차이가 컸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생손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신한라이프·푸르덴셜생명처럼 기본적인 RBC비율 자체는 150%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삼성생명 304.6%, 삼성화재 305.4%였다. 다만 양사 모두 보유 중인 장기채권 중 매도가능증권 비중이 적지 않아 어느 정도의 RBC비율 악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보험사들은 고객 보험료를 주로 장기채권에 투자하는데,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으로 보유한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바로 지급할 수 있도록 채권 중 일부를 매도가능증권으로 가지고 있다. 매도가능증권은 분기마다 시장가치를 따져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금리에 민감하다. 최근 금리가 올라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이 줄다보니 대다수 보험사 RBC비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200%를 살짝 상회했던 또 다른 주요 보험사들인 현대해상(203.5%), DB손보(203.1%), 메리츠화재(207.5%), 미래에셋생명(204.9%) 등의 RBC비율이 얼마나 빠져나갔을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150%를 소폭 상회했던 일부 중소형사들의 RBC비율이 금융당국 기준인 150%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내년부터 RBC비율을 대체해 새롭게 적용되는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이하 킥스)에서는 금리변동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RBC비율 우려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일각에서 제기하기도 한다.

아울러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200%, 300%씩 RBC비율을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라며 "법이 정한 기준만 지키면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당국의 감독 방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