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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 윤석열의 '자유화 시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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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욱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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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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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 중앙대 교수
김승욱 중앙대 교수
윤석열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보며 우려했는데 어제(10일) 취임사를 들으며 기대가 생겼다. 방대한 '110대 국정과제'는 시장친화적이지만 '더 큰 대한민국' '더 따뜻한 대한민국' 동시 추구는 선거용 구호이지 경제철학은 아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국정목표도 작은 정부를 미신이라고 한 문재인정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었다.

문재인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인식해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징벌적 과세와 대출규제를 일관했다. 그런데 '윤석열정부 국정과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로잡는다'는 애매한 표현에 그쳤다. 공공임대주택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또한 한시적 인하에 머물렀다.

성장보다 분배를 우선해야 한다는 문재인정부와 달리 '성장이 곧 분배'라는 인식의 전환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경제발전의 주체로서 기업이 강조되지 못했다. 대통령 주재 '산업혁신 전략회의'를 신설하겠다는 것은 산업화 시대의 발상이다.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을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면 된다.

그런데 대통령 취임사에서 한국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을 반지성주의라고 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유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강조했다. 번영과 풍요, 그리고 경제적 성장이 곧 자유의 확대며 이것이 한국의 갈등 근원을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문재인정부는 마르크스의 계급투쟁적 역사인식에 기초해 국민을 가르고 초지일관 각종 정책을 폈다. 이러한 역사인식은 오류라는 사실이 공산권의 붕괴와 함께 증명됐다. 멜더스의 지적처럼 인류는 오랫동안 가난, 질병, 전쟁으로 고통을 겪었다. 이를 극복한 것이 근대혁명이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통해 사적 주체로서 개인의 중요성이 확산했다. 이것이 인류를 계몽하며 정치와 종교지도자들의 억압을 물리치고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를 비로소 가난과 질병에서 벗어나게 했다.

유럽 서쪽에서 시작한 이 변화는 한반도에도 파급돼 조선시대부터 기독교와 식민통치를 통해 수용됐다. 우리의 힘으로는 아니었지만 해방을 맞이하고 민주공화국 건국에 성공했다. 흔히 대한민국 현대사를 '건국-산업화-민주화-선진화'의 과정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근대성의 수용-민주공화국 건국-선진화-자유화'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간도 아기로 태어나듯이 대한민국도 미성숙하게 태어나 권위주의 정부 시절이 있었지만 헌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민주공화국으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민주화가 1987년 이후 시작됐다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경제발전도, 민주주의 성숙도, 의식개혁도 모두 선진화 과정의 한 측면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산업화와 민주화는 모두 선진화의 한 과정이었다. 이제 서구문명의 원동력인 자유화를 체질화하는 것이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이를 분명하게 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사적 자치의 주체인 개인의 중요성을 인식해 사회적 갈등을 봉합할 시기다. 새로운 자유화 시대를 여는 윤석열정부가 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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