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우가 접대부냐"…군필·여학생만 참석 가능 대학 행사 '논란'

지난 8일 한 지방 한 4년제 국립대 경영학과 학생회가 오는 12일 '♡돌아온 오BA들♡'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지방 국립대 경영학과에서 복학생과 여학생만 참석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다.


1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한 지방 한 4년제 국립대 경영학과 학생회가 오는 12일 '♡돌아온 오BA들♡'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해당 공지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린 A씨는 "군필자인 복학생 남학우와 여학우분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행사"라며 "각종 게임 및 경품 추첨이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했다.

A씨는 이 글에서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과 여학우들만 참여 가능하다'고 알렸다. '학회비 지출 예정에 없는 행사이니 회비 2만원씩 걷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8일 한 지방 한 4년제 국립대 경영학과 학생회가 오는 12일 '♡돌아온 오BA들♡'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행사에 대한 공지가 이뤄진 뒤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영학과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B씨는 지난 8일 '경역학과만 그런 거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복학생 적응이나 친목 목적이면 다 같이 참여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니느냐"며 "부모님 세대 때나 하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퍼져 논란을 빚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체 대학에서 왜 이런 걸 하느냐", "여학우가 무슨 접대부냐", "군필만 바글바글하겠다", "나 때도 예비역 모이는 날에 여학우 모임도 해서 일부로 같이 만나게 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일 한 지방 한 4년제 국립대 경영학과 학생회가 오는 12일 '♡돌아온 오BA들♡'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논란이 일자 학생회장은 에브리타임에 해명 글을 올렸다./사진=에브리타임

학생회 측은 '강제성이 전혀 없는 행사였다'는 입장이다. 경영학과 학생회장 C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학생회 내에 예비역부와 여성부(사회부)가 있는데 오는 12일 각자의 부서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며 "같은날 행사를 하다 보니 친목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겸 2차 행사는 함께하기로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학생들이 모이는 자리에 여학생을 부른 거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데 2차 행사는 강제성이 없었고 희망하는 사람만 참여하게 하는 거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MT·축제·모임 등 대학 행사가 재개되면서 각종 폭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엔 충남 한 대학 경찰행정학과에서 MT 기간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29일에는 부산 한 대학 학과에서 등산 행사를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해 비판을 샀다. 같은달 20일에는 서울 소재 대학 영어영문학과 학생회가 학생회비 미납부자 3명의 학번과 이름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