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장중 1290원 돌파...'인플레 쇼크'에 1300원 위협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김주현 기자

달러화 강세에 원달러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90원선을 돌파했다. 5거래일 연속으로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과거 금융위기 시절 수준인 13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3원 오른 1288.6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1275.3원)보다 7.2원 오른 1282.5원에 문을 연 뒤 점차 상승폭을 키워갔다. 그러다 오후 2시50분쯤엔 1290.7원까지 오르며 1290원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 19일(1296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 급등은 미국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전날(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8.5%)보다는 상승폭이 0.2%포인트(p)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8.1%) 보다 높았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달러화의 '나홀로' 강세가 심화된 탓이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요 선진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한국 등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해지면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이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는다면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정용택 IBK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는 환율이 1300원선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외환시장 시스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데다 신흥국이 부도난 상황도 아닌 만큼 1300원을 넘어 계속 오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