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치킨 외상 배달' 부탁한 모녀…사장의 행동에 눈물 쏟은 사연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사진=페이스북

한 치킨집 사장이 수중에 돈이 없어 외상을 요청한 기초수급자 모녀에게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무료로 치킨을 베푼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2일 경기도 평택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한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A씨가 치킨집 사장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A씨는 기초수급자로 20일마다 생계 급여 등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A씨는 최근 딸을 위해 치킨을 사주고 싶었으나 당장 돈이 없던 탓에 한 치킨집에 외상을 요청했다.

치킨집 사장은 "맛있게 해서 보내드리겠다"는 답장 문자를 보낸 뒤 직접 치킨 2마리를 배달했다. A씨는 사장에게 감사를 전하며 손 편지와 떡을 건넸다.

/사진=페이스북

A씨는 손편지에서 "요즘 코로나로 힘드신데 감사하다. 편지밖에 못 드려서 죄송하다. 꼭 20일에 입금하겠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며 "딸이 치킨을 좋아한다. 꼭 복받으실 거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장사해주세요"라고 적었다.

이후 A씨는 치킨집 사장이 보낸 문자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치킨집 사장은 문자로 "치킨값은 떡과 편지로 받았다. 20일에 입금 안 해주셔도 된다"며 "이미 계산이 끝났다. 치킨값보다 더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따님과 함께 맛있게 드시라. 항상 시켜주셔서 감사하고 편지 꼭 보관하겠다.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며 "(치킨은) 따님 선물이다. 부담 갖지 말고, 가게에서 흔히 하는 이벤트에 당첨된 것"이라고 보냈다.

A씨는 "부탁 한 번 해봤는데 돈 안 줘도 된다고 문자 와서 울었다. 너무 고맙더라. 이 치킨집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노리고 주문한 거 아니다. 안 갚는다고 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치킨집은 이미 한 차례 선행으로 알려진 곳이다. 지난해 12월 한 고객이 평택시에 위치한 보육원에 치킨 30마리를 후원한다고 알리자 사장은 곧장 새 기름에 치킨을 튀기고 6만원 정도를 할인해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