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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태양광' 반대했던 주민들…'태양광 연금' 받더니 180도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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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백(강원)=최민경 기자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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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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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韓 신재생에너지, 주민 반대 이렇게 넘어라 (上)

[편집자주]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불가피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1차 관문은 산림훼손, 소음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다. 국내 첫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주민들의 호응을 끌어낸 태백 가덕산풍력발전 사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주민수용성 강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풍력발전' 못미더워하던 태백 주민들...지금은 "더 짓자" 요청나선 이유


태백 가덕산풍력발전 1단계 사업지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태백 가덕산풍력발전 1단계 사업지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태백 가덕산풍력발전 1단계 사업에서 발전 이익을 분배한 금액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2단계 사업부터는 저희 주민들이 참여를 많이 하겠다고 손들어요. 코오롱글로벌에 주민 참여형 풍력단지 설명회를 해달라는 요청도 늘고 있습니다."(김석규 태백 상사미마을 통장)

지난 12일 찾은 강원도 태백 가덕산풍력발전단지 인근 마을 주민들은 올해 말 완공될 가덕산풍력발전 2단계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덕산풍력발전은 코오롱글로벌과 강원도, 한국동서발전, 강원도 지역 건설사인 동성 등이 SPC(특수목적법인) 형태로 함께 운영하는 국내 최초 주민 참여형 풍력발전 사업이다. 총 3단계 사업 중 1단계를 완공했고 2단계는 시공 중이다.

주민 참여형 발전사업은 원동마을, 상사미마을, 하사미마을 등 인근 마을 주민을 비롯한 태백시민들이 분기별로 발전소 수익의 일부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보통 육상풍력단지는 산림 훼손과 소음 유발 문제 등으로 주민들이 반대하지만 가덕산풍력단지는 오히려 주민들에게 환영 받고 있다. 지난해 완공돼 상업운전 중인 가덕산풍력발전 1단계 사업의 수익 배분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풍력발전 사업은 통상 가동률 25%를 수익 분기점으로 보는데 태백 가덕산풍력발전은 가동률이 32% 이상이어서 수익이 큰 편이다.

가덕산풍력발전 1단계 사업에 참여한 마을 주민들은 태백시민들로부터 17억원의 펀드를 모집하고, 국가 정책자금 33억원을 지원받아 총 50억원을 발전 SPC 채권에 투자해 20년에 걸쳐 투자 이익을 얻는다. 이는 1단계 사업비 1250억원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당 최대 4000만원씩 투자할 수 있고, 투자 수익은 세전 8.2%, 세후 5% 수준이며 분기마다 지급된다. 1단계 투자에 참여한 주민만 250여 명이다.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2단계 사업 공사개요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2단계 사업 공사개요
국내 첫 주민 참여형 발전사업이다 보니 처음엔 못 미더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등 태백에 풍력발전소를 세웠던 다른 기업들은 사업 인허가를 받을 때만 지역 주민을 찾고 발전소가 완공되자마자 떠났기 때문이다. 정말 수익을 나눠받을 수 있는지, 풍력발전 사업을 중간에 그만두지 않을지 걱정하던 주민들을 EPC(설계·조달·시공) 업체인 코오롱글로벌이 앞장서서 설득했다.

마을 주민은 "코오롱글로벌측에서 마을을 가가호호 방문해 주민에게 이익을 나누는 사업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풍력발전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을 줘서 많은 주민들이 설득됐다"고 말했다.

가덕산풍력발전 SPC는 지역 출신 직원을 채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발전사업 수익금을 지역 장학금이나 마을 발전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 올해엔 마을 정보화 기기 사업, 마을 야유회 행사 등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가덕산풍력발전 1단계 사업으로 주민 참여형 사업이 자리 잡자 2단계부턴 주민들의 동의를 받기 더 수월해졌다. 가덕산풍력발전 SPC 관계자는 "1단계 사업은 2016년 시작해 2018년 주민 동의서를 받을 수 있었다"며 "2단계 사업은 동의서를 받기까지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 2단계 사업지가 착공 중인 모습/사진=최민경 기자
태백가덕산풍력발전 2단계 사업지가 착공 중인 모습/사진=최민경 기자
코오롱글로벌은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던 산림 훼손, 소음 문제도 소홀하지 않았다. 실제로 해발고도 1200m 산 정상에 위치한 가덕산풍력단지를 가보니 풍력발전기 관련 기자재를 실어 나르기 위한 길 외엔 벌목하지 않아 산림 피해를 최소화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원래 마을 입구에서 산악지를 가로질러서 기자재를 운반하는 임도를 내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면 산림 훼손이 심각하기 때문에 기존 임도에서 길모퉁이만 넓혔다"고 말했다.

1단계 사업은 3.6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총 12기로 구성됐다. 높이는 117m, 회전 직경은 126m이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풍속은 3~27.5m/s인데 운이 좋게도 이날은 12기 모두 돌아가고 있었다. 풍력발전기 소리는 반경 100m 내로 가까이 다가가야 들리는 수준이었다. SPC 관계자는 "소음 민원이 오면 몇 번이고 직접 가서 측정하지만 냉장고 소음보다도 안 들리는 수준이라 주민들도 납득한다"고 말했다.

발전사업의 최대 난제인 주민 수용성 문제가 쉽게 해결되자 다른 풍력발전 사업자들의 벤치마킹 문의도 끊이지 않는다. SPC 관계자는 "원래 에너지공단은 주민 참여형 사업으로 지분 투자 방식만 인정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SPC가 채권 투자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해 도입했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행중인 주민 참여형 풍력발전사업이고 SPC가 개척한 것과 다름 없어서 다른 지역과 기업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태양광 연금 받아요"…풍력·태양광 주민 환영 이끌어낸 비결은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14일 오후 동구주민행복센터에서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 주민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및 주민들이 발전소 백지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동구는 지난해 12월20일 송림동 8-344 일대 발전용량 39.6㎿급 수소발전소 설치를 위한 시설물 건축허가를 승인했다.2019.10.14/뉴스1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14일 오후 동구주민행복센터에서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 주민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및 주민들이 발전소 백지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동구는 지난해 12월20일 송림동 8-344 일대 발전용량 39.6㎿급 수소발전소 설치를 위한 시설물 건축허가를 승인했다.2019.10.14/뉴스1
#. 민간발전사업을 하는 대기업 계열 A사는 몇년 전 공들이던 서해 모 지역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현장을 접어야 했다. 물론 입지를 바꿔 사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도 수차례 넘겼다. 해당 기업 고위관계자는 "풍력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소음문제를 풀기 위해 해상풍력으로 접근했던건데, 어민 보상 기준이 지자체와 기관마다 너무 다르고 복잡했다"고 회고했다.

대규모 풍력, 태양광 사업 위치는 '동네 사람들'이 정한다는 건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웃지 못할 상식이다. 효율이나 전력공급 최적화보다는 어느 지역이 더 격렬하게 반대하는지, 어느 지역에서 더 빨리 합의에 이르는지가 설비 위치와 공사 재개 시점을 정한다는거다.

◇반대 넘어 집단소송까지, 주민 탓 할 문제일까

'풍력·태양광' 반대했던 주민들…'태양광 연금' 받더니 180도 변했다
신재생에너지 입지 선정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통과의례나 다름없다. 경남 남해·사천·고성에선 지난 2월 어선 300여척이 참여한 해상시위가 벌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남도가 민간사업자들과 함께 추진 중인 1조6000억원 규모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막기 위해서다. 남해군의회는 아예 조상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바다 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남 신안에서는 같은 달 주민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지역에서 추진 중인 1850억원 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를 중단하라는 거다. 공사로 인한 소음이나 분진 등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신안군이나 사업자가 의견수렴을 하지 않고 있다는게 소송의 이유다. 주민들은 염전 등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월에선 마대산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주민 반발에 가로막혔다. 풍력발전기 8기를 설치하는 사업인데, 비상대책위원회가 반대 서명부를 영월군에 전달했다. 이달 초로 예정됐던 사업설명회는 아예 파행됐다. 재개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인천 서구에선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내 액화수소설비 신설을 놓고 지역 주민들이 '폭발'을 우려하며 지난 연말부터 부딪히고 있다. 수소를 액화하면 LNG(액화천연가스)보다 안전하다는게 사업자 측의 입장인데 설득이 안 된다. 시민단체들도 나서며 문제가 복잡해진다. 같은 인천 연수구에선 LNG 연료전지발전사업에 주민들이 제동을 걸었다. 주민 73%가 반대한다는 의견수렴 결과도 있어 전망이 불투명하다.

평생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지역 주민들이다. 태양광 발전소를 위해 앞산을 깎아야 한다든지, 어장 위 까마득한 하늘에서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물고기를 쫓아내는 풍력발전기를 무작정 감내하라는건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이전 정부의 탈원전정책과 맞물려 무리하게 시도된 신재생 투자도 적잖다. 큰 틀의 방향전환과 함께 주민들의 이해도를 높일 정책적 보완도 필요하다.

◇주민참여형 발전 등 해법 찾아야..입지문제 정부 대행하는 행정적 상상력도

합천댐 수상태양광/사진=한화큐셀
합천댐 수상태양광/사진=한화큐셀
기업들이 먼저 대안을 찾고 있다. 주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주민들을 직접 발전사업에 참여시키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태백풍력단지와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주도한 합천댐 태양광 등은 규모가 큼에도 불구하고 주민 참여로 반발을 누그러트렸다.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건 덤이다.

합천댐 수상태양광발전소는 국내 최대규모(41MW) 수상태양광이다. 주민들은 '태양광 연금'이라고 부른다. 처음부터 환영했던 건 아니다. 환경파괴와 경관훼손, 수상생태계와 식수원 오염 우려가 당연히 있었다. '타지 사람들이 내 고향을 망치고 돈을 벌어간다'는 우려를 잠재우는게 급선무였다. 인근 마을주민들이 투자수익을 받는 구조로 풀었다.

코오롱글로벌의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사업도 대표적 사례다. 주민들이 투자지분의 10%를 출자했다. 수익을 돌려주는 한편 지역 출신 직원을 고용하고 장학금도 지급했다.

민간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 정부가 특단의 행정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재생에너지가 아직 테스트단계라는 점을 인정하고 규제샌드박스를 늘려야 한다는 거다. 신재생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 정부가 풍력발전단지 입지선정을 대신해준다. 기본적 규제는 물론 주민들과의 지난한 줄다리기도 대신해주는 것이다.

한 신재생에너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입지규제 해소에 나서준다면 현실적으로 주민들은 보다 폭넓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기업도 정부 중재 하에 보상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선진국들이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는 제도라면 당장 보기에 무리가 있어 보여도 일단 시도해보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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