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타고 BTS가 전 세계로...KT SAT "뉴스페이스 기업 도약" (종합)

KT SAT의 금산위성센터./사진제공=KT SAT

충남 금산에 위치한 KT (34,100원 ▼550 -1.59%) SAT의 위성센터. 야외 잔디밭에는 최대 직경 30m에 달하는 거대한 안테나 수십 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이 안테나들은 각각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정지궤도 위성 한 대와 연결, 실시간으로 신호를 주고 받는다. 지구 반대편 방송사에서 송출한 방송 프로그램을 국내에 가져오거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영상도 KT SAT 안테나를 타고 전 세계 아미(ARMY, BTS 팬덤)들과 만났다.

1970년 문을 연 KT SAT의 금산위성센터는 국내 최초 위성통신 기지국이다. KT 자회사인 KT SAT은 당시 1개 안테나와 136개 회선으로 시작해 지금은 대형 안테나 45기와 무궁화 위성 7호와 5A호 등 통신위성 5기, 7000회선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위성사업자로 성장했다. 최근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KT SAT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 레이더 데이터 등을 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진 데이터로 만들어내는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에 진출한다.


KT의 위성통신 서비스 기업 KT SAT은 18일 오전 충남 금산위성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전무)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기술 역량을 결집해 국내에서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뒤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미개척지 우주…글로벌 시장 규모만 439조원"

KT SAT 기술총괄 최경일 전무가 18일 오전 충남 금산위성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KT SAT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는 스페이스 데이터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우주위성기업 맥사테크놀로지는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풀 상공에서 대규모 집단 매장지로 추정되는 장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해 반향을 일으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켓엔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 규모도 지난해 59억 달러(7조4806억원)에서 2026년 167억 달러(21조1739억원)로, 연평균 23% 수준 성장할 전망이다.

최 전무는 "강원도에 산불이 발생했다면 위성 영상을 분석해 바람과 산불 진행 방향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산불을 더 빠르게 진압할 수 있다"며 "전 세계 곳곳의 석유 탱크를 찍어 현재 재고량을 분석해 일주일 뒤 석유가격 예측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거대시장 '우주'를 놓고 정부는 물론 민간 사업자들도 들썩인다. KT SAT에 따르면 전체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439조원으로 매년 5~7%씩 성장하고 있다. 또 위성 영상 수요와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이 커지면서, 3만2000km 이상 높은 고도에서 지구 같은 지역을 찍는 정지궤도 위성 중심에서 지구 가까이 날며 빠르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중궤도 위성으로 시장 수요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KT SAT도 신기술 개발에 힘 쏟을 계획이다. KT SAT은 저궤도 중궤도, 정지궤도 위성과 5G, LTE 등 지상망을 아우르는 기술인 '하이브리드 솔루션'과 엣지 컴퓨팅(고객 단말기 등 네트워크 가장자리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기반의 위성통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최 전무는 "20년 후 도래할 6G 시대엔 다양한 형태의 통신망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인프라'가 차세대 통신 서비스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