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1.5조 팔고 긴축...'최악 적자' 한전, 6조 만든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한전은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지난해 6조원에 달하는 연간 영업손실(5조8601억원)을 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2.3.14/뉴스1

한국전력이 역대 최악의 적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긴축 경영을 통해 6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전은 18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한전과 발전 자회사 사장단이 모인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 소집, 보유 부동산과 지분을 매각하고 해외 투자사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자구안은 출자지분 매각 8000억원, 부동산 매각 7000억원, 해외사업 구조조정 1조9000억원, 긴축 경영 2조6000억원 등 총 6조원 규모다.

앞서 한전은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지난해 6조원에 달하는 연간 영업손실(5조8601억원)을 낸 데 이어 올 들어서는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2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한전은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 51%만 유지한다. 한전기술의 경우 65.77%의 지분 중 14.77%를 매각해 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취득원가 30억원 규모의 한국전기차충전도 시장가격을 고려해 즉시 매각을 추진한다.


한전KDN 등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정부와 협의해 상장 후 매각을 추진한다. 2016년 기획재정부는 '에너지 공기업 기능 조정안'을 발표하며 한전 소속 발전사와 한전KDN을 주식 상장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부동산 매각 관련해서는 3000억원 규모의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한전 보유 부동산 15개와 1000억원 규모로 그룹사가 보유한 10개의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한전 관계자는 "공공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올라간 부동산 이외에도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부동산이 있다"며 "협상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 장소 등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한전아트센터 부지 등 자산 가치가 높은 부동산의 매각이 거론됐으나 이번 매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보유한 업무용 빌딩 지하에는 대규모 변전소를 설치한다"며 "변전소 이전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업무용 빌딩 매각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도 매각 대상이다. 한전은 필리핀 세부·SPC 합자사업 등 석탄 발전소 뿐만 아니라 발전사가 보유한 미국 볼더3 태양광 발전소 사업도 올해 안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한 자산 합리화 차원에서 일부 가스 발전사업 매각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전은 내부적으로도 허리띠를 졸라맨다. 하동화력발전소 1~6호기 보강사업을 연기해 1조2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축소, 발전소 예방정비 공기단축 등 1조4000억원의 비용 절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흑자 달성 등 재무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한전을 포함한 그룹사 인력 정원의 동결을 원칙으로 과감한 조직·인력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과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하였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하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