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타격상→3번 방출→대타 달인... 15년 프로 생활 마감하다

NC 전민수가 18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KIA전에서 8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프로 무대에서 여러 차례 아픔을 겪었음에도 굴하지 않고 오랜 선수 생활을 이어간 '대타왕' 전민수(33·NC)가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NC는 18일 "외야수 전민수와 투수 손정욱(32)이 18일 퓨처스 KIA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남은 시즌 연수코치직을 수행하는 손정욱과 달리 전민수는 팀을 떠나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8회 말 대타로 출전한 전민수는 2루 땅볼을 치고 물러났고, 9회 초 수비까지 소화했다. NC 퓨처스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은퇴하는 전민수를 헹가래 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경기 후 전민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며 "눈물이 났는데 참았다"고 은퇴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실감은 잘 안 난다. 오늘이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먹먹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NC 퓨처스 선수단이 18일 마산 KIA전 종료 후 은퇴하는 전민수(맨 위)를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덕수고 2학년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유망주로 주목받은 전민수는 2008년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의 첫 신인으로 입단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결국 2013시즌 종료 후 팀에서 방출됐다.


이후 2014년 KT 위즈에서 2번째 기회를 잡은 그는 2016시즌 74경기에 출전, 타율 0.305 3홈런 29타점 5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2시즌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며 KT에서도 나가게 됐다. 2019년 LG 트윈스와 계약하며 재기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2년 만에 방출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그런 전민수를 다시 잡아준 것은 NC였다. 2021시즌 NC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첫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는 대타 타석에서 12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대타 달인'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동욱(48) 전 NC 감독도 "참 재미있는 친구다"며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4일 창원 키움전에서 만루홈런을 기록한 전민수. /사진=NC 다이노스

그렇기에 이번 은퇴가 더욱 갑작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NC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갑자기 은퇴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며 귀띔해줬다. 나이와 팀 내 입지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전민수는 "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께 직접 인사를 드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방송으로, SNS를 통해서든 짧은 시간 동안 팬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고, 오늘도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고 연락주셔서 감사했다"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15년의 프로생활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밝히며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이름이 박혀있는 유니폼이 부끄럽지 않도록 선수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