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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후]26살 청년 된 피카츄...'네버엔딩' 인기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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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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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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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와 이슈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뉴스와 이슈를 짚어봅니다.
그들이 처음 세상에 나온 건 26년 전이었다. 늦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996년 2월 27일, 그들을 만나려는 아이들의 고사리손엔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가 쥐어있었다. 설레는 기다림 끝에 마침내 그들을 만난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었다.

그들이 TV에 나오면 TV 앞으로 몰려들었고 그들이 영화에 나오면 영화관으로 몰려갔으며 그들이 빵으로 나오면 슈퍼마켓으로 달려갔다.

시작부터 적잖은 바람을 일으켰던 포켓몬 얘기다.

한동안 잠잠했던 포켓몬 바람이 올해 한국에 열풍으로 돌아왔다. 포켓몬만 들어갔다 하면 품절 행진이다. 포켓몬빵뿐 아니라 포켓몬 아이스크림, 포켓몬 티셔츠, 포켓몬 스마트폰, 포켓몬 이어폰까지 출시됐다 하면 완판이다. 그 시절 우리를 즐겁게 했던 포켓몬에 올해 다시 한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1996년 닌텐도 흑백 게임으로 탄생한 피카츄...벌써 26살


사진=포켓몬코리아
사진=포켓몬코리아
포켓몬은 '주머니 괴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포켓몬스터'의 줄임말이다. 피카츄, 꼬부기, 파이리 등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를 통칭하는데, 몬스터볼이라고 불리는 휴대용 캡슐에 넣어 간편하게 데리고 다닐 수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시초는 1996년 2월 출시된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의 게임보이용 흑백 게임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이다. 일본의 게임 개발자 다지리 사토시의 손에서 최초 151개의 캐릭터가 탄생했고 이후 20여년 동안 추가 시리즈가 나오면서 현재는 캐릭터 종류가 약 1000개에 달한다.

포켓몬의 대표 캐릭터는 단연 피카츄다. 처음 게임에 등장했을 때에는 151마리 포켓몬 중 하나의 캐릭터에 불과했지만 귀여운 외모 덕에 유독 큰 사랑을 받으면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범세계적인 인지도로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로 평가받는다. "미국에 미키마우스가 있다면 일본엔 피카츄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브랜드 매출로 보자면 피카추가 미키마우스보다 낫다. 미국 매체 복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포켓몬 프랜차이즈 매출은 1050억달러(약 133조원)로 단일 미디어 브랜드로는 미키마우스, 스타워즈, 마블 등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포켓몬 영화 보려 학교 결석까지...포켓몬에 빠진 아이들


사진=포켓몬코리아 웹사이트
사진=포켓몬코리아 웹사이트
포켓몬은 첫 게임 출시부터 귀여운 외모의 캐릭터들과 몬스터의 수집과 교환, 대전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내세워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TV 및 극장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트레이딩카드 등 각종 상품들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팬층을 넓혔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캐릭터들엔 새로운 스토리가 입혀졌고 포켓몬 제국은 점점 더 단단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포켓몬스터 TV 만화가 처음 방영됐는데 시청률이 20%대에 달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빵이 처음 출시돼 불티나게 팔렸던 것도 이때다. 미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1999년 미국에서 첫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평일 개봉했을 때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결석한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아이들이 '포케플루'에 걸렸다"는 표현을 썼다. 포켓몬 트레이딩카드게임도 크게 유행해 미국과 영국 일부 학교는 포켓몬 카드 휴대를 금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당시 미국 심리학자들은 포켓몬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학습 욕구를 자극한다고 해석했다. 포켓몬 서사는 모험을 통한 캐릭터의 수집과 대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포켓몬은 캐릭터 종류가 많은데다 캐릭터들마다 성질과 특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재미난 학습 거리가 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타임지는 아이들이 자신을 포켓몬 트레이너로 상상해 포켓몬을 수집한다면서, 가상 세계에서의 모험에 초점을 맞춘 포켓몬이 상상의 세계에 쉽게 빠지는 아이들을 매료시킨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포켓몬 열광하던 아이들이 이제 돈 버는 어른으로


지난 3월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포켓몬빵이 진열되어있다./사진=뉴스1
지난 3월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포켓몬빵이 진열되어있다./사진=뉴스1
포켓몬 열풍은 올해 한국에서 되살아났다. 이번엔 게임, 만화가 아니라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이다. 이제 돈을 버는 어른이 된 그때의 아이들은 예전처럼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포켓몬빵을 사서 스티커를 수집하면서 포켓몬 트레이너가 된 것 같은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특히 코로나로 활동이 제한되면서 즐길 거리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좋은 놀잇거리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포켓몬빵과 띠부띠부실을 인증하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달리자 포켓몬빵을 사수하기 위해 노숙런, 물류 차량 추격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다른 제품과 포켓몬빵을 묶어 파는 이른바 '포켓몬빵 인질'까지 등장했다. 포켓몬빵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실은 빵보다 더 비싼 가격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기도 하는데 희귀 캐릭터인 '뮤'와 '뮤츠' 스티커는 빵값의 33배인 5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반짝하고 식을 것 같던 포켓몬빵 인기는 몇 달째 이어지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옷, 휴대폰, 이어폰 등 다른 상품에 포켓몬을 입혀 줄줄이 쏟아내는 중이다. 흥행 보증수표라고 해도 될 만큼 완판 행진이 이어진다. 지난 20일 출시된 포켓몬 이어폰은 판매 시작 8분 만에 모두 품절됐다.

업계에선 1세대 게임과 만화, 2017년 포켓몬고에 이어 올해 포켓몬빵까지 포켓몬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포켓몬 세대'가 구축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세대에만 인기가 있는 캐릭터가 사회 현상이 될 정도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면서 "포켓몬은 이제 전 세계,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가 됐다"고 말했다.


희귀 카드 한 장이면 나도 인생 역전...수십억 거래까지


지난해 7월 67억원이 넘는 값에 거래된 희귀 피카츄 카드(왼쪽)과 이를 구입한 유튜버이자 WWE 선수 로건 폴(오른쪽)/사진=기네스월드레코드
지난해 7월 67억원이 넘는 값에 거래된 희귀 피카츄 카드(왼쪽)과 이를 구입한 유튜버이자 WWE 선수 로건 폴(오른쪽)/사진=기네스월드레코드
최근 포켓몬은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희귀 포켓몬 카드 한 장 가격이 수십억대를 호가한다. 지난해 7월에는 희귀 피카츄 카드 한 장이 525만5000달러(약 67억원)에 판매돼 개인 간 거래 기준으로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구입한 사람은 미국의 '관종' 유튜버로 유명한 로건 폴이었다. 폴은 새것과 다름없는 PSA 10등급의 이 피카츄 카드를 자신이 갖고 있던 127만5000달러 상당의 PSA 9등급 피카츄 카드에 400만달러 현금을 얹어 교환했고, 이는 '세상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포켓몬 카드'로 기네스에 올랐다.

지난 2월에는 골딘옥션이 주최한 경매에서 1998년 일본에서 출시된 희귀 피카츄 카드가 90만달러에 낙찰돼 경매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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