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먹튀 '초라한 마지막'... 관중석에서 홈 고별전 가능성

레알 마드리드 가레스 베일. /AFPBBNews=뉴스1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 만료를 앞둔 가레스 베일(33)이 마지막 홈경기를 그라운드나 벤치도 아닌 관중석에서 치를 수도 있게 됐다. 소집 명단엔 포함됐지만, 부상을 이유로 벤치에조차 앉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일은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레알 베티스와의 2021~202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라운드 최종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30일 에스파뇰전부터 줄곧 허리 부상을 이유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홈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엔 소집됐다.


베일에게 이 경기는 지난 9년의 레알 마드리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적지 않은 시간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데다 이미 리그 우승도 확정된 만큼 교체로라도 경기에 출전한 뒤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게 통상적인 고별전 분위기이기도 하다.

문제는 교체로라도 경기 출전은 고사하고 벤치에조차 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 소집 명단엔 총 25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출전 엔트리 규정은 23명이라 2명은 벤치에 앉지 못하는 상황. 이 2명에 베일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베일과 계약은 이제 끝났다. 그는 클럽 역사의 일부이자, 마드리드 역사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훈련은 소화했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벤치에 앉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2명의 선수는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 둬야 하는데 베일은 벤치에 앉을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만약 벤치에조차 앉지 못하면 그는 관중석에서 레알 마드리드 홈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보내야 할 수도 있다. 마르셀루나 이스코 등 다른 계약 만료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홈 팬들의 박수 속에 고별전을 치르는 것과는 다른 초라한 분위기가 될 전망인데,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반응이 긍정적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베일은 지난 2013년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100만 유로(약 1355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의 이적료를 통해 토트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등 15차례나 우승을 경험했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400만 유로(약 456억원)의 연봉을 받고도 잦은 부상과 부진, 부족한 충성심 등을 이유로 '먹튀' 오명을 썼다. 최근엔 자신을 향한 홈팬들의 야유에 미소로 대응하거나, 허리 통증을 이유로 팀의 리그 우승 세리머니에 홀로 불참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카림 벤제마(오른쪽)와 교체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가레스 베일.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