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 '재학생 존' 등장…"등록금 내든지" vs "외부인 차별"

지난 17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계명대 축제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재학생존을 비판했다./사진=트위터

대학 축제에서의 '재학생존'을 두고 외부인 차별이라는 불만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등록금으로 축제가 진행되는 만큼 재학생 우대는 당연하다는 반박도 함께 나온다.

지난 18일 고려대 총학생회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오는 23~26일 진행되는 축제 공연 관련 공지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외부인 걱정 없이 앞쪽에서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학우분들을 위해 고대생존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같은날 인천대 총학생회도 SNS에 '간이 재학생존 운영 공지'라며 글을 올렸다. 총학생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19일, 20일 공연 중 간이 재학생존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재학생 인증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모바일 학생증 또는 실물 학생증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대는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봄 축제를 진행한다.

지난 18일 고려대 총학생회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오는 23~26일 진행되는 축제 공연에서 재학생존을 운영하겠다고 공지했다./사진=페이스북

계명대 총학생회도 무대 바로 앞 공간을 '재학생 구역'으로 지정하고 나머지 공간은 '일반 구역'으로 분류했다고 지난 18일 안내했다. 계명대 축제는 앞서 16~18일 진행됐다.

대학 축제 주최 측에서 재학생존을 마련하고 나서자 가수들의 팬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대학들은 여자아이들·에스파 등 인기 아이돌과 악동뮤지션·잔나비·10cm·윤하·비비 등 유명 가수를 섭외했다.

지난 17일 트위터 이용자 A씨는 계명대 축제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재학생존 있는 거 무엇?"이라고 글을 남겼다. 사진에 따르면 재학생존으로 보이는 공간엔 빨간 테이프가 둘려 있었다. 재학생존의 90% 이상은 비워져 있었지만 외부인들은 이 공간에 들어갈 수 없어 무대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A씨는 "친구가 보내준 사진인데 재학생존 너무하다"며 "외부에서 축제 보러온 사람들은 그냥 시야 보이든 말든 알아서 보라 이거인 듯"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계명대 총학생회는 무대 바로 앞 공간을 '재학생 구역'으로 지정하고 나머지 공간은 '일반 구역'으로 분류했다./사진=페이스북

트위터 이용자 B씨는 지난 18일 오후 10시30분쯤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인천에 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다음날 "앞자리에 앉으려고 전날 왔는데 인천대에 갑자기 재학생존이 생겨버렸다"며 "망했다"고 토로했다. 인천대는 축제 2일 차부터 재학생존을 운영했다.


또다른 누리꾼도 "축제 가려고 했는데 재학생존도 있고 아침부터 기다리는 사람도 많대서 포기했다", "일반존에선 보이는 것도 없겠는데", "학교 시설 가지고 자리 장사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17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인천대 축제 공연을 보기 위해 전날 도착했지만 재학생존이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사진=트위터

반면 재학생과 외부인에 차등을 두는 게 옳다는 의견도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대학 축제가 무슨 지역 축제인 줄 아느냐"며 "재학생존도 엄청 작은데 이 정도면 많이 봐준 거 아닌가"라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재학생존이 있는 게 당연하지 당신들 축제냐"며 "우리 학교는 재학생존이 없어서 외부인들이 아침부터 텐트 치고 학교 가는 길을 막았다"고 했다.

이밖에도 "비싼 등록금 내고 다니는데 당연하다", "오히려 재학생존 좁은 거 보고 놀랐다", "길 가다 공짜로 보러 와놓고 등록금 내고 잘 즐기는 재학생들한테 왜 성질", "계명대 축제인데 계명대생 자리가 있는 게 불만이냐. (등록금) 돈 500만원 내고 축제도 제대로 못 즐기네" 등의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