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도 놀랄 공감능력"…KT의 '진화한 AI' 연내 상용화

배순민 KT 융합연구원 연구소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융합기술원에 열린 '9회 KT 디지코 스터디' 에서 'KT AI 2.0' 연구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이제 기술적, 사회적 측면에서 따뜻한 AI가 필요합니다. 단순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공감하고 위로하는 AI로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겠습니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

KT가 '공감 화법'의 대명사 오은영 박사처럼 인간의 마음과 감정까지 어루만지는 AI(인공지능)를 연내 선보인다. 지난 19일 서울 우면동 KT 융합기술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배 소장은 "앞으로 KT가 개발하려는 AI의 차별화 방향은 공감"이라며 'KT AI 2.0' 비전을 제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AI의 성능을 가늠하는 파라미터(변수)가 기존 AI보다 최소 수백배 많다. 파라미터는 뇌에서 뉴런 간 정보 전달 통로 역할을 하는 시냅스의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의 규모가 커서 AI 지능이 높은 초거대 AI는 특정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며 판단한다.

배 소장은 초거대 AI 기반의 진화한 한국어 언어모델을 적용한 KT의 새로운 AI가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큰 특징인 '공감능력'을 갖춘 최초의 AI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배 소장은 "KT AI는 딥러닝 학습을 거쳐 사람이 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언어 생성도 할 수 있게 된다"며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불완전한 문장의 문맥을 추론해 이해할 수 있으며, 과거 대화의 기억을 되살려 사용자와 단순한 언어로 소통하며 감정을 담아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KT AI는 멀티모달(Multi Modal) 학습으로 영상·사진 등을 활용해 인간과 소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순민 소장과 연구진들이 ‘KT AI 2.0’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는 이처럼 공감능력을 갖춘 초거대 AI를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먼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서 사용자의 감성까지 공감할 수 있는 차세대 AICC(AI컨택센터)를 개발한다. AICC는 지능화된 알고리즘과 언어처리 기술 기반의 로봇이 고객 문제를 직접 해결하거나 실시간 상담 지원 체계, 업무 자동화를 구현하는 컨택센터를 말한다.

또 KT는 육아·법률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도 AI가 사람처럼 연속으로 대화할 수 있는 '멀티턴 전문 상담' 서비스를 개발한다. 아울러 현재 330만 사용자가 활용하고 있는 기가지니의 대화 품질 혁신에도 나설 계획이다.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KT AICC의 대화품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사업 분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현한다. KT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종사원들의 단순 응대 노동을 최소화해 궁극적으로 AI가 적용된 분야의 산업 생산성을 30% 이상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AI는 더 이상 실험실 단게의 시범적 기술로 머물러선 안 된다"며 "KT는 초거대 AI를 수백만의 실제 AI 서비스 사용자들이 즉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빠른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