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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인데 비싸네…여객기 개발한 中, 가격 확 못 낮추는 이유[김지산의 '군맹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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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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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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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19 고객 인도 전 시험비행 성공…자력 제조라지만 부품 90% 서양에 의존

[편집자주] 군맹무상(群盲撫象). 장님들이 코끼리를 더듬고는 나름대로 판단한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잘 보이지 않고, 보여도 도무지 판단하기 어려운 중국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그려보는 코너입니다.
중국산인데 비싸네…여객기 개발한 中, 가격 확 못 낮추는 이유[김지산의 '군맹무中']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첫 중형 상용 여객기인 C919를 고객에 인도하기 전 3시간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최근 밝혔다. 이 소식은 중국 언론들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C919는 중국이 제작한 첫 상업 항공기로 보잉737, 에어버스320 등 기종과 경쟁을 예고했다.

C919 개발 성공으로 중국은 '항공굴기'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며 흥분한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이 양분한 항공기 제조 시장에 중국이 참여함으로써 서구 의존도를 낮추고 막대한 외화를 절약하고 벌이도 가능해졌다고 본다.

그러나 이 사건이 온전한 '굴기'의 출발인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2020년 말 펴낸 'COMAC: 항공우주 분야 마이너리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C919의 핵심 공급업체 82곳 중 48곳, 26곳이 미국, 유럽 업체였다. 중국 업체는 14개였는데 그나마 7개는 미국 또는 유럽 합작사였다. 비율로 치면 미국, 유럽이 90.2%, 중국(합작사 포함)은 17.0%였다.

미국이 중국과 정치 또는 무역 분쟁으로 부품 공급을 막아버리면 중국 항공기 제작은 큰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그렇지 않아도 COMAC을 상무부와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려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은 제네럴일렉트릭(GE)으로부터 엔진을 공급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에서 절대적인 해외 의존도 때문에 C919 원가 경쟁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잉이나 에어버스보다 싼 값에 부품을 구할 길이 없어서다. C919 첫 구매고객인 동방항공 공시를 보면 C919 대당 가격은 약 1억달러로 보잉737, 에어버스320보다 20% 안팎 싸다. 20% 가격 차이가 안전이 절대적 가치인 항공기 제조 시장에서 초보 사업자로서 성공을 견인할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

COMAC은 오랜 시간 안전에 관한 검증이 필요한 만큼 상당 기간 내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 회사는 28개 고객사로부터 815대 C919 주문을 받았다고 공개했는데 대부분 중국 기업들로 추정된다.

중국산인데 비싸네…여객기 개발한 中, 가격 확 못 낮추는 이유[김지산의 '군맹무中']
CSIS 보고서를 보면 2010년 이후 COMAC에 확실히 발주를 한 곳은 동방항공을 포함해 8곳, 148대다. 구매 의사를 보인 곳은 13개사, 422대다. 그 중에는 독일, 태국 항공사도 있다. 관심을 보인 정도에 그친 곳이 18개사, 495대다. 이번 발표 이전에 COMAC이 발표한 주문 대수가 1065대에 이르는데 이중 86%가 실행 여부가 불투명한 것들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중국 항공사들에 의해 C919 안전성과 성능이 검증되더라도 수출길이 열리느냐는 별개 문제다. 중국 민간항공국(CAAC)가 항공기를 인증했다고는 하나 세계 항공기 인증을 양분한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의 벽을 넘지 못하면 중국 이외 영공을 누비는 게 불가능하다. 중국 언론들은 2017년 CAAC와 FAA가 항공기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협정에 서명했기 때문에 CAAC 인증이 미국에도 유효하고 FAA 체계를 따르는 대부분 나라들에서도 통할 거라고 보도하지만 미국 속내는 다르다.

스콧 케네디 CSIS 중국 비스니스 및 경제 수석은 "중국 여객기가 미국 영공과 FAA 판단에 의존하는 여러 나라 영공에 진입하려면 FAA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FAA가 CAAC와 자주 소통하지만 C919가 FAA로부터 인증을 받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AA가 C919를 비롯한 중국 항공산업에 배타적일 가능성이 농후한 이유는 두 가지다. 미국 경제, 무엇보다 군수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보잉의 글로벌 위상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 C919를 인정하는 자체로 중국 군사력 증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글로벌 항공기 시장 경쟁 격화다. 보잉은 지난해 말 자료에서 2040년까지 세계적으로 4만3610대 항공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중 중국만 8700대였다. 5대 중 1대 꼴이다. 20% 시장을 놓고 토종 중국 제조사와 경쟁을 벌이는 건 보잉으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산인데 비싸네…여객기 개발한 中, 가격 확 못 낮추는 이유[김지산의 '군맹무中']
COMAC과 인민해방군과 관계도 미국은 주의 깊게 본다. 표면적으로 COMAC은 인민해방군 공군과 지분 투자를 통한 지배관계에 있지 않다. 연결 고리가 있다면 중국 항공산업공사(AVIC)다.

COMAC은 2008년 AVIC의 자회사 두 곳 중 한 곳으로 출발했다. 이후 여러 국유 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해 AVIC 지분율은 12.4%로 낮아졌는데 여전히 COMAC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미국은 보고 있다. AVIC의 경우 1993년 설립된 이후 인민해방군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간주한다.

미국은 부품으로 COMAC의 숨통을 조일 수도, 천문학적인 보조금(미국은 490억~721억달러 보조금이 투여된 것으로 파악한다)을 문제 삼아 무역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은 중국 항공산업을 압박할수록 역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스콧 케네디 수석은 "서구에서 공급되는 항공 엔진 등 핵심 기술은 이미 수출 통제와 투자 제한을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COMAC을 제재하면 보잉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보복을 유발해 수익에 악영향을 주고 연구개발 능력을 저하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기술자립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해 궁극에는 미국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기체 결함 같은 사고만 없다면 시간은 C919와 중국 항공산업 편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개혁개방 한 이래 대부분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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