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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4600만원 벌어도 적자…'빚의 노예'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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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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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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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7%가 적자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52만 가구 중 354만가구(17.2%)가 적자가구에 해당한다. 연 평균 4600만원을 벌지만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99.3%(4500만원)을 차지한다.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빚을 갚는데 쓴다.

식비,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 소비지출(2400만원)을 하고 나면 마이너스다. 또다시 빚에 눈을 돌리는 상황에 부닥친다. 이같은 적자가구는 금융부채가 저축액의 1.6배가 넘는다.

적자가구는 금리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금리는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다. 2년 전 평균 2.48%였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는 올 3월 3.84%로 올랐다. 1억원을 빌렸다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가 21만원에서 32만원으로 는다.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집값이 정체된 상황에서 점점 내가 가져가는 몫이 줄어든다.

금리는 더 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15년 만에 2개월 연속 금리 인상의 움직임을 보인다. 저금리 때 낸 빚에 대한 부담이 점점 가중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로 산 부동산은 그나마 낫다. 주식, 코인, NFT(대체불가토큰)에 빚투(빚내서 투자)한 원금을 까먹고, 이자는 늘어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자산 가치가 오르던 '불장'은 끝났다. 미국 등 주요국은 이제 풀린 돈을 거두기 시작했고, 시작단계다. 치솟는 물가를 잡아야 하기에 고삐를 더 조일 수밖에 없다.

새 정부도 부채 폭탄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과 상관없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70%로 단일화하겠다는 주요 공약을 뒤로 미루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예정대로 도입하는 것도 금리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변동금리 주담대를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 카드도 꺼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젊은 세대는 7%가 넘는 대출이자의 무서움을 모른다"며 "최근에 급격한 유동성 증가로 자산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모두 '투자의 신'이 된 듯한 느낌이겠지만 지금은 환경이 변했다"고 말했다. 투자의 신에서 '빚의 노예'로 전락하는 건 순식간이 될 수 있다. 끝이 다가온 파티에서 안전하게 나올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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