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용 로봇社 405억 투자한 생체재료社…"같은 타깃, 큰 시너지 기대"

"엘앤씨바이오와 큐렉소가 타깃하는 사용자가 같습니다. 이번 투자로 양사 간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자신합니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

인체조직 재생의학 전문회사 엘앤씨바이오 (19,980원 ▼520 -2.54%)가 수술용 로봇 전문회사 큐렉소 (12,020원 ▼120 -0.99%)에 405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어제 장마감 후 전해진 깜짝 소식이다. 투자 방식은 큐렉소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엘앤씨바이오가 참여하는 것이다. 다음달 30일 투자금이 납입되면 엘앤씨바이오는 에치와이에 이어 큐렉소 지분 14.03%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제3자 배정 때 대개 적용되는 할인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그 만큼 이번 투자에 엘앤씨바이오의 자신감과 확신이 크단 방증이다. 이환철 대표는 "가족으로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미래가치에 대한 자신감 표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사진=엘앤씨바이오

양사가 손을 맞잡은 건 각사 의료기기 제품들 간 개발, 판매 시너지 효과를 내고 국내를 넘어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환철 대표는 "엘앤씨바이오는 인체 생체재료, 큐렉소는 수술용 로봇으로 같은 (수술) 영역"이라며 "양사 주요 제품인 메가카티(엘앤씨바이오), 큐비스-조인트(큐렉소) 사용자도 (척추, 관절에 문제가 있는 환자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메가카티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재(이식재)이고, 큐비스-조인트는 인공관절 수술 시 로봇이 계획부터 수술까지 스스로 진행하는 '완전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수술용 로봇이다. 수직계열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두 회사를 이어준 곳은 중국 CICC(중국국제금융공사)다. CICC는 2020년 6월 엘앤씨바이오와 합자회사 엘앤씨차이나 설립 계약을 맺었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는 "엘앤씨바이오는 이미 CICC를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했고 큐렉소도 중국시장 진출을 검토하던 과정에서 CICC와의 접촉이 이뤄졌다"며 "올해 초 CICC 측이 큐렉소 본사를 찾아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후 이환철 대표와 진지하게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환철 대표도 "CICC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가 당시 큐렉소 가능성에 완전히 빠져버렸다"며 "규모의 경제, 경영의 수월성 측면에서 엘앤씨차이나와 큐렉소가 함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엘앤씨차이나는 중국 쿤산 메디컬 파크에 'K-메디컬 플랫폼'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시장 경쟁력이 높고 엘앤씨바이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 바이오사들을 모아 타운을 만드는 것이다. 이환철 대표는 "CICC는 지속적으로 한국의 바이오사들과 접촉을 할 것"이라며 "한국은 접근성이 좋고 이해도가 높다. 또 한국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큐렉소는 국내 유일, 세계에서 5개사 안에 드는 정형외과·신경외과 로봇 전문회사다. 지난해 3월 유럽 의료기기 인증(CE)을 획득했고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중국에서만 이뤄질 뻔한 양사의 협업 지역을 넓힌 이는 이환철 대표다. 이환철 대표는 "엘앤씨바이오가 큐렉소에 지분을 투자해야 전략적인 바인딩(Binding·묶다)이 된다고 판단해 제가 요청했다"며 "엘앤씨바이오와 큐렉소를 더욱 강하게 바인딩해 사업 추진 속도를 내고 중국 아닌 다른 지역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사진=큐렉소

특히 이환철 대표는 향후 사내이사로 큐렉소 이사회에도 참여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 앞장선다. 이는 납입이 이뤄진 뒤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환철 대표는 "하나의 제품이 아닌 하나의 솔루션 세트를 가져다주는 협업 모델"이라며 "사용자로선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준 대표는 "현재로선 보유한 로봇 솔루션 뿐만 아니라 영상기기와 로봇을 잘 인터그레이션(integration·통합)해 다른 수술 로봇으로 진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며 "엘앤씨바이오가 지난 2월 인수한 엘앤씨에이아이(L&C AI)를 통해 영상기기를 하고 있어 이 부분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준 대표는 "엘앤씨바이오는 단기간 내 한국시장에서 성공했고 중국에서도 투자를 진행하면서 가치를 인정받은 회사"라며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성공을 경험한 엘앤씨바이오가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큐렉소가 보다 새로운 발전, 빠른 결단, 큰 비전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큐렉소는 이번에 유입되는 투자금 405억원을 △엘앤씨바이오와의 정형외과 사업 협력 강화 및 글로벌 진출 △신규 첨단 의료기기 및 의료로봇 시장 진출 △의료로봇 해외 인허가, 시장 진출 및 신제품 개발, 품질, 생산 강화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